금리 점진적 상승 예상… 고정보다 변동형 상품 선호 40조원 토지보상 인근지역… 국지적 가격 상승 나타날듯
경인(庚寅)년 벽두부터 부자들은 자산시장의 주변여건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다. 지난 한 해 거둔 투자성과를 새해 들어 더 키울 수 있는 투자전략을 세우려면 각종 금융변수들의 향방을 예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해 초 부자들이 내다보는 향후 시장 흐름과 이와 관련해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 대상은 어떤 것일까.
○ 경기회복 속도에 촉각
부자들이 생각하는 2010년 자산시장의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는 세계 경기회복의 속도이다. 경기회복의 진행 정도에 따라 금리는 물론 주식 및 부동산시장의 가격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경기회복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고용지표와 이에 따른 소비심리회복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올해 부자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이는 변수는 역시 금리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풀린 유동성으로 이제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각국의 출구전략은 본격적인 경기회복 이후에 점진적으로 진행돼 왔다. 경기회복세를 억누르면서까지 출구전략이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근거인 셈이다. 부자들은 전반적으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기보다는 경기회복 정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장기 고정금리형 상품보다는 단기에 시중금리 상승을 반영하는 금리 변동형 상품에 관심을 갖고 대출을 통한 투자는 가급적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전반적으로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국내 증시, 작년보다 약세 전망
지난해 코스피는 연초 대비 50%가량 상승했다. 올해는 코스피는 지난해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부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주식시장과 비교할 때는 평균 이상의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하는 자산가들이 많다.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신흥) 국가들의 성장세가 여전히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시장을 이끌고 하반기 이후에는 은행 철강 등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부터 해외펀드에 과세하기 때문에 투자비중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분산투자 차원에서 자금을 넣는다면 중국 관련 펀드와 원자재 상승 수혜국인 브라질 및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하는 브릭스 펀드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부동산은 보합 머물 듯
지난해 상반기에 유동성 공급과 부동산시장 활성화대책으로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크게 뛰었던 부동산시장은 하반기 들어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현재 보합 또는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 특히 주택시장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자산가들이 많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우려해 쉽게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지하철 개통에 따른 역세권 등의 수익형 부동산과 약 40조 원의 보상금이 풀리는 토지보상 인근 지역에서는 국지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 정리=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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