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에서 5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고 봅니다. 그동안 완전히 체질이 다른 기업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박람회 ‘CES 2010’에 참석해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휴대전화와 TV의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옛 패러다임에 매달리면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뜻이었다.
남 부회장은 이를 “스마트 워”라고 표현했다. 휴대전화가 통화 잘되고 디자인 좋은 제품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능으로 소비자의 생활을 바꾸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한 것처럼 TV도 ‘스마트TV’, 비디오플레이어도 ‘스마트플레이어’로 진화하리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남 부회장은 LG전자가 올해 59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연구개발(R&D) 등 신사업에 3조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올해 원-달러 환율을 1150원으로 가정한 수치다. 특히 R&D 분야 역시 LG전자 제품에서 쓸 수 있는 획기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마트 R&D’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또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신사업 개발에 적극 나서고 기존 사업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조6000억 원의 예상 투자액 가운데 1조5000억 원은 새로운 성장이 예상되는 태양에너지 사업에 쏟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사업의 혁신을 위해 올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과 구글 등이 휴대전화 사업을 잠식해 들어오는 데 대해 남 부회장은 “사실 아이폰이나 블랙베리 같은 스마트폰과 경쟁하려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절반 이상의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폰으로 만들고 있는데 이는 콘텐츠 없는 LG전자가 구글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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