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디저트와 궁합? 아이스와인 만한게 있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9일 03시 00분


■ 아이스와인의 맛과 멋

와인에서 빈티지란 포도를 수확한 해를 뜻한다. 하지만 아이스와인은 재배지역의 기온이 영하 8도(캐나다 기준, 독일은 영하 7도) 이하로 떨어지고, 포도의 당도는 35브릭스 이상이어야 빈티지를 부여받는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가장 긴 수확 기간을 요구하는 이 와인은 해를 넘겨 수확을 해도 전년도 빈티지로 표시한다.

아이스와인은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며 포도알마다 겨우 남은 고당도의 즙을 모아 만든다. 18세기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져 1980년대 캐나다에서 날개를 달았다. 캐나다 아이스와인은 특히 아시아에서 수요가 많아 2005년도 수출 통계 상위 수출국 5위 안에 1위 미국을 제외한 무려 4개 나라(일본, 싱가포르. 대만, 한국)가 아시아권이다. 2004년에는 북한도 60상자(375mL 기준)의 캐나다산 아이스와인을 수입했다.

캐나다 아이스와인은 1991년 프랑스 빈엑스포에서 ‘이니스킬린 비달 아이스와인 1989’가 대상을 차지하면서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 나라 아이스와인이 유럽 대륙에 발을 내딛기까지는 그 이후에도 10년이 걸렸다. 유럽 국가들의 보이콧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에는 세계적인 디저트 와인들을 따돌리고 노벨평화상 만찬 식탁에 오르는 영광도 차지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아이스와인은 종종 세계 최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함이나 희귀성에서 앞서지만 매해 전 세계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아이스와인은 캐나다산이다. 리슬링으로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유럽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프랑스의 우니 블랑과 독일의 세이벨 품종을 교배해 탄생시킨 비달이란 포도를 많이 사용한다. 리슬링에 비해 산도는 떨어지지만 혹한을 견뎌내는 힘은 우리에게 육감적인 감미로움을 선물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최근에는 샤르도네, 메를로, 시라즈 등 다양한 품종으로 아이스와인을 만들고 있다. 가장 긴 숙성력을 자랑하는 품종은 역시 리슬링으로 10년 이상을 버틴다. 그 다음이 비달로 5∼7년 정도다. 게브르츠트라미네르로 만든 아이스와인은 구입한 즉시 마시는 게 좋다.

아이스와인은 너무 단 것을 제외한 대부분의 디저트와 궁합이 좋다. 아이스와인이라고 꼭 디저트용으로만 마실 건 아니다. 매콤하면서도 살짝 달콤한 맛이 나는 중국 요리와도 잘 어울리고, 돼지 로스트와도 시도해 볼 만하다. 특히 거위간과 리슬링 아이스와인 조합은 잊지 못할 미식의 순간을 선물한다. 땅콩, 헤이즐넛과 같은 견과류가 베이스로 깔린 디저트에는 비달 아이스와인을, 다크 초콜릿 혹은 베리류로 만든 디저트에는 카베르네 프랑 아이스와인을 추천한다.

좋은 품질의 아이스와인이라면 화이트 와인잔에 따라 마시는 게 좋겠다. 부풀어 오르는 이 농염한 단향을 상대하기에 기존 디저트 와인잔은 아무리 봐도 작다.

김혜주 와인 칼럼니스트
○이번 주의 와인
이니스킬린 골드 오크/비달 아이스와인 2003


2009 노벨 평화상 축하 만찬에 등장한 와인이다. 15년 이상장기 보존이 가능할 만큼 이니스킬린의 모든 역량을 보여주고있다. 비달 100%. 적정 음용온도 5∼8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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