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식시장이 상승으로 시작했다. 통상 새해 첫 주 거래는 투자자의 한 해 주가 전망을 반영한다. 첫 단추는 잘 풀린 셈인데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외국인투자가의 공격적 매수. 지난 한 주 외국인은 1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연초에 지역별 국가별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한국시장이 매수목록에 포함됐다는 방증이다. 외국인은 올해도 한국시장에서 매수전략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다만 지난해의 기록적인 매수세와 비교하면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경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다는 전망에 힘입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의 주가 강세는 지수 상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정보통신업종이 대체로 무기력했다는 것이다. 업종 안에서도 실적과 밸류에이션(주가 가치)에 따라 주가가 크게 차별화된다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셋째, 소외업종의 주가 강세. 지난해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조선 해운 기계업종이 연초에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소외업종 반란의 중심에는 기관투자가의 교체매매 전략이 있었다. 기관은 지난해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정보통신과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줄이고 소외업종은 늘렸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후발 경기민감주 매수로 표출된 셈이다. 이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종합할 때 새해 주식시장도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 동결 이후 일부에선 1분기 중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일부에선 상반기에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요 20개국(G20) 정책공조, 기대 인플레 심리 차단, 원화 강세 압력 완화 등 다양한 변수가 섞여 있어 금리인상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다. 다만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하나둘 해소되고 국내 경기도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어 금리인상 가능성은 높다. 문제는 인상 여부가 아니라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달보다 8만5000개 감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420만 개, 경기후퇴가 시작된 2007년 12월 이후로는 730만 개에 이른다. 실업률은 경기에 동행하거나 다소 후행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볼 순 없다. 여러 지표로 볼 때 미국경제가 회복의 길로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
이번 주에는 해외에서 굵직굵직한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12월 소매판매를 주목해야 한다. 최근 남유럽(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이 재정 악화와 경상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연초에 시장을 강타한 환율 흐름을 살펴봐야 하고 외국인 매수종목을 주시해야 한다. 코스피 1,700 회복 및 안착 여부도 궁금한 대목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