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거실”… 중형차 시장 ‘패밀리 세단’ 떴다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 르노삼성 ‘뉴SM5’ 타보니
편리함-안락함 강조… 신형 쏘나타에 도전장
핸들링-코너링 탁월… 무단변속 생소할수도

르노삼성자동차의 ‘뉴SM5’가 시승행사가 열린 8일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2005년 2세대 차량이 나온 뒤 5년
만에 선보인 이번 풀체인지 모델에 대해 회사 측은 ‘달리는 거실’이라고 표현했다. 사진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뉴SM5’가 시승행사가 열린 8일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2005년 2세대 차량이 나온 뒤 5년 만에 선보인 이번 풀체인지 모델에 대해 회사 측은 ‘달리는 거실’이라고 표현했다. 사진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신형 쏘나타 발매 이후 현대자동차의 독주체제가 굳어진 중형차 내수 시장에 르노삼성자동차가 ‘뉴SM5’로 도전장을 냈다. 18일부터 본격 판매하는 뉴SM5의 성적표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중형차 중 가장 성공한 두 모델의 성격과 지향점이 확연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 중형차 시장, 누가 더 잘 읽었나

8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품설명회에서 르노삼성차는 뉴SM5의 기본 개발 콘셉트가 ‘참살이(웰빙)’라고 밝혔다. 장마리 위르티제 르노삼성차 사장은 이를 “달리는 거실처럼 편리하고 안락하다”고 표현했다. 뉴SM5는 차체 길이(4885mm)와 높이(1490mm)가 동급 최고이며, 운전석 마사지 시트를 중형차에는 처음 도입했다. ‘퍼퓸 디퓨저(향수 분무기)’ 등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췄다.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발표한 준중형 ‘뉴SM3’와 곧 내놓을 뉴SM5의 전략은 같은 선상에 있다. 디자인은 튀지 않되 더 넓고 안락해진 차, ‘중형차 같은 준중형차, 대형차 같은 중형차’를 만드는 것이다. 긴 직선도로 주행보다 시내 주행을 많이 하고, 가속력보다 승차감을 많이 따지는 한국 30, 40대 가장들의 요구를 잘 파악했다는 평가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신형 쏘나타를 선보이면서 파격적인 디자인과 강한 동력 성능을 강조했다.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신차 ‘K7’은 기존 국산 차들보다 주행감이 다소 딱딱해졌으며 5월 발표 예정인 기아차의 중형 신차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의 중형-준대형 신차는 젊어졌고, 르노삼성차의 준중형-중형 신차는 고급스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측은 신형 쏘나타의 차량 특성과 디자인이 젊어진 이유에 대해 △주 소비층인 30, 40대의 감각이 젊어졌고 △이들의 가족 구성도 4명에서 1∼3명으로 줄었으며 △20대 후반∼30대 초반이 중형차를 많이 사게 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측은 “신형 쏘나타의 성공은 제품 자체보다는 압도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의한 일시적인 효과”라며 “뉴SM5가 시장에 나오면 쏘나타에 대한 평가도 바뀔 것”이라는 반응이다.

○ 안락한 주행감과 다양한 편의장치

제주에서 시승해 본 뉴SM5는 ‘패밀리 세단’이라는 지향을 철저히 추구했다는 느낌이었다. 핸들링과 코너링, 제동에서의 감각은 탁월했고 정속 주행 때 엔진 소음과 바람 소리 등을 잘 차단했다.

제원표만 보면 최대 출력과 토크가 신형 쏘나타에 밀리지만 실제 운전 시에는 시속 140km 가속까지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회사 측은 “최대 출력보다 실용 영역에서의 출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스피커 10개의 오디오 시스템이나 운전석 마사지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무단변속기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운전자들은 운전습관에 따라 “가속이 시끄럽다”는 반응을 보일 수 있을 듯하다.

뉴SM5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신청을 받은 사전계약 건수가 6일까지 1만 건이 넘는 등 벌써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기본 PE 모델 2080만 원 △SE 2200만 원 △SE플러스 2370만 원 △XE 2430만 원 △LE 2530만 원 △최상급 모델인 RE는 2650만 원이다. 한편 위르티제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산공장을 3교대로 운영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며 “현재의 높은 수요가 올해 내내 계속될 것 같아 단계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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