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지금 전국의 돼지 삼겹살을 끌어다 창고에 비축하고 있어요. 지난 주말에는 저희도 물량이 달려 외부에서 사들여 이마트에 공급했다니까요.”
11일 국내 유명 육가공 업체 직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삼겹살 등 12가지 핵심 생필품의 가격을 7일 내렸습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가격을 내려 주말 내내 손님이 넘쳤습니다. 3개 회사는 매출이 전 주와 비교해 10% 정도 늘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싼 삼겹살 가격에 기뻐하며 긴 줄도 마다하지 않고 서 있을 때 대형마트 업계는 삼겹살 사재기 경쟁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전체 물량 중 각각 40%씩을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납품한다고 이 회사 직원은 말했습니다.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지난해 GS마트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올 초 ‘신선식품 천 원의 행복전’을 연 게 가격 파괴의 도화선이었어요. 이마트가 무조건 ‘홈플러스보다 싸야 한다’며 100g당 1550원이던 삼겹살 가격을 980원으로 내렸으니까요.”
이 회사는 이번 가격 인하로 국내산 삼겹살 100g을 이마트에는 1100원에, 홈플러스에는 950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로서는 납품가보다 판매가가 싸 손실을 보는 상황입니다. 홈플러스는 삼겹살 가격을 950원으로 다시 내리면서 나중에 납품가를 올려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한 대형마트 축산 바이어는 “대형마트들이 손실을 감수하며 계속 삼겹살 가격을 내린다면 유통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며 “삼겹살 납품업체들도 삼겹살 이외 다른 부위는 재고로 쌓여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삼겹살 전쟁’ 속에서 우리 소비자들은 언제까지 싼 삼겹살을 먹을 수 있을까요.
육가공 업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곧 설이 다가오잖아요. 그 무렵이면 한우 수요가 높아지니 삼겹살 인기는 곧 시들해질 거예요.”
삼겹살 가격을 일단 한 달 동안 내린다던 이마트는 설마 이런 속내였을까요. 대형마트 업계의 가격 인하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반짝 이벤트가 아니기를 부디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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