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낭비 공공기관, 기업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2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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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계속되는 한파로 난방수요가 급증하고, 경기 회복으로 산업용 전력소비도 증가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국민들을 상대로 전기 사용 자제를 호소하는 한편 에너지 낭비가 심한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에너지 낭비 심한 공공기관·기업 공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공급은 한계가 있는데 수요가 급증해 예비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용량 발전소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대규모 정전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은 에너지절약 행동요령을 반드시 준수하고 국민들도 에너지 절약에 힘을 보태 달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적정 실내 난방온도(20도 이하) 준수 △전기난로 등 전열기 사용 자제 △피크시간대(오전 10~12시, 오후 4~6시) 전기난방 자제 △4층 이하 계단 이용 △불필요한 전등 소등과 가전기기 플러그 뽑기 등 에너지 절약 5대 실천항목을 지켜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지경부는 공무원들은 근무시간에 전열기를 쓰지 못 하게 할 계획이다. 또 에너지 절약 실태조사를 벌여 에너지 낭비가 심한 공공기관은 명단을 언론에 공개하는 한편 조사결과를 기관 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전력수급이 더욱 악화되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협력해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전력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기업에 대한 불시 점검도 벌여 피크시간대 전력 낭비가 심한 기업 명단도 공개하기로 했다.

최 장관은 "고급 에너지인 전기를 값이 싸고 편리하다고 해서 난방에 사용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큰 낭비"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연동제를 포함한 수요조절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전력부족 심각해지면 강제 차단할 수도

지경부는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 등 가정용 전기 난방기기의 보급이 늘고 학교나 빌딩 등에 난방용으로 쓸 수 있는 시스템에어컨이 많이 설치된 것이 최근 전력수요가 급증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2006~2009년 전기요금 증가율이 3.1%로 등유(32.9%)나 도시가스(12.2%)보다 낮은 것도 난방용 전력 사용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력수요가 늘면서 5일 오후 6시 6690만㎾로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8일(6855만㎾)까지 나흘 연속 기록이 경신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6시 최대전력수요가 6679만㎾를 기록해 1993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가 여름철 피크(6321만㎾)를 넘기도 했다.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8일 오전 11시의 예비전력이 441만㎾(예비율 6.4%)까지 떨어지는 등 비상수준인 400만㎾ 이하에 근접하기도 했다. 예비전력이 부족하면 전력 주파수 및 전압 조정이 어려워져 전기 품질에 민감한 산업은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떨어지면 대규모 정전사태를 피하기 위해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 공급을 강제로 차단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경부는 전력 공급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발전기 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전기 사용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면 피크 시간에 전력 사용을 억제하는 고객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전력 수요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 지경부와 전력거래소,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등이 참여해 '전력수급 대책본부'를 구성해 비상상황에 대처키로 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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