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형-기존모델 분리 마케팅 ‘대박’
중국형은 화이트칼라 겨냥
기존 모델론 자영업자 공략
1~11월 총 37만여대 팔아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세계 판매량이 7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1∼11월 △신형 아반떼는 29만여 대 △중국형 아반떼는 21만여 대 △구형 아반떼는 15만여 대가 팔려 세계 아반떼 판매량이 모두 66만6527대라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가 전 세계에 내놓은 모델 중 가장 많이 판 차종이다. 2위는 27만여 대를 판매한 베르나였다.
○ 세계적 베스트셀링카 아반떼
아반떼가 한 해 70만 대 넘게 팔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때문이다. 200종 이상의 모델이 있는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도 아반떼다. 지난해 1∼11월 중국형 아반떼와 구형 아반떼는 중국에서 모두 37만여 대가 팔렸다. 중국 시장 2위인 비야디의 ‘F3’(23만여 대)보다 14만 대가량 많다.
베이징(北京)현대자동차는 구형 아반떼와 중국형 아반떼를 병행 판매하는 전략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중국에서 중국형 아반떼는 ‘엘란트라 웨둥(悅動)’, 구형 아반떼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팔리며 판매 집계도 따로 한다. 두 차를 서로 다른 모델로 보면 지난해 1∼11월 중국 승용차 판매 순위는 F3가 1위, 중국형 아반떼가 2위, 구형 아반떼가 6위다.
베이징현대차가 중국에서 신·구형을 함께 파는 것은 시장 수요가 워낙 다양해 어느 한 모델만으로는 이 차급대를 완전히 공략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차는 구형 아반떼의 경우 중소도시 자영업자를 목표 고객으로 설정해 ‘비용 대비 품질’을 강조하고, 중국형 아반떼는 화이트칼라를 대상으로 디자인과 성능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판매 현장에서는 신형이나 구형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중국형 아반떼에는 초기 단계부터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 전체를 끌어올릴 ‘리더 제품’ 역할을 부여해 상품 개발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이 차는 전면부 인상이 크게 달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아반떼와 다른 차종으로 착각할 수 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 ‘중국형 모델 개발’ 처음엔 우려도
공승현 베이징현대차 기술센터 디자인부장은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만 보고 이 정도로 변경한 모델을 내놓은 것은 전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한 곳만을 위한 부분변경 모델을 내는 데 대해서는 자칫 ‘껍데기만 화려하게 만든 실속 없는 제품이며, 중국이 아닌 다른 선진국에서는 팔지 않는 물건’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일단 중국형 모델을 내놓기로 결정한 뒤에는 헤드램프와 범퍼 등 디자인 변경에 상당 기간이 걸리는 아이템을 바꿨음에도 13개월 만에 전체 개발을 마칠 정도로 속도를 냈다. 광고 모델로는 중화권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진청우(金城武)를 기용하고 지역 모터쇼 등에 참가해 언론 노출 횟수를 높였다. 결과는 지난해 중국 판매 2위라는 대성공. ‘차이나 오토모티브 리뷰’의 중스(鐘師) 부편집장은 “현대차가 중국 소비자의 특징을 잘 파악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중국에서 내놓는 모든 차량에 대해 현지화를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회공헌활동과 스포츠마케팅 등으로 중국 현지에서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작업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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