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리뷰] Only for Business! 레노버 씽크패드 X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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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5일 09시 53분


휴대성과 성능을 동시에 원하는 비즈니스맨이라면
요즘의 비즈니스맨들에게 넷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넷북은 10~12인치 급의 작은 크기에 1kg 남짓의 무게를 가진 미니 노트북의 일종으로서, 높은 휴대성이 자랑이다. 다만, 넷북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넣고 다니거나 각종 동영상으로 장식된 프리젠테이션을 하기엔 저장 공간이 작고 연산 성능도 부족한 아쉬움이 있다.

이 때는 약간 생각을 바꿔 일반 노트북의 성능을 가지면서 넷북에 근접하는 휴대성을 가진 12인치급의 소형 노트북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레노버(Lenovo)사의 ‘씽크패드(Thinkpad) X200’이 바로 이러한 특징을 가진 대표적인 제품으로, 제조사에서도 비즈니스맨을 위한 업무용 노트북임을 강조하고 있다. 씽크패드 X200은 데스크탑용 못지 않은 사양을 가진 노트북용 CPU인 인텔 코어2듀오 P시리즈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2.1 인치(화면 규격 기준)의 작은 크기와 1.5Kg 정도의 가벼운 무게를 갖췄다.

이러한 제품들은 대부분 키보드가 작고, 키의 깊이도 얕아서 오랫동안 타이핑을 하면 손이 쉽게 피곤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씽크패드 X200의 키보드는 12인치 급 소형 노트북답지 않게 각 문자 키의 너비가 2cm에 달해 어지간한 데스크탑용 키보드보다 넓고, 키의 깊이도 매우 깊은 편이다. 씽크패드 X200의 키보드 양쪽 측면을 보면 남은 공간은 불과 2mm 정도로서, 작은 본체 안에서 최대한의 키보드 크기를 확보하도록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여타 노트북들은 거의 필수 장비처럼 장착하는 터치 패드가 없는 대신, 키보드 중앙에 장착된 빨간색의 트랙포인트(TrackPoint)를 이용해 마우스 커서를 움직인다. 트랙포인트는 일종의 소형 조이스틱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여 마우스 커서를 옮길 수 있으며, 기울인 정도에 따라 커서의 이동 속도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터치패드의 경우, 멀리 떨어진 위치로 커서를 옮겨야 할 때 여러 번 터치를 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트랙포인트는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여 주기만 하면 한 번에 마우스 커서를 쉽게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즈니스맨들은 어두운 곳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불을 꺼놓고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럴 때는 키보드의 키나 각종 단자들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씽크패드 X200은 화면 상단의 가운데에 조명등(Think Light)을 갖추고 있어 어두운 장소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작지만 세심한 배려다.
보안성과 내구성도 눈에 띄어

업무용 노트북이라면 보안성도 중요하다. 중요한 데이터가 담긴 노트북을 외부인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보안 대책으로는 ‘암호’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잊어버릴 수 있는데다가 노출의 위험에서도 자유롭지 않아 완벽한 보안 대책이라 할 수 없다. 씽크패드 X200은 지문 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노트북 전원을 켜거나 특정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 지문을 입력하여 기능을 작동하게 할 수 있다. 지문이야 말로 도용이 거의 불가능하며 사용도 간편한 최고의 암호다.

업무 때문에 사용하는 매일 노트북이라면 노트북의 상판과 하단을 이어주는 힌지(경첩, 이음새)의 품질도 중요하다. 너무 헐렁하면 사용 중에 LCD 화면이 저절로 기울어져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너무 뻑뻑하면 상판을 부드럽게 열고 닫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씽크패드 X200의 힌지는 일단 부드럽다. 열고 닫는데 손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덕분에 닫힌 상태에서 하단의 잠김 고리를 옆으로 밀면서 위로 젖히면 한 손으로 수월하게 상판을 열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너무 부드러운 노트북 힌지는 파손될 위험도 크다. 씽크패드 X200의 힌지 부분은 금속 재질로 제조되어 이러한 부분에서는 일단 안심을 준다. 게다가 상판을 뒤쪽으로 180도까지 젖힐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덕분에 외부 충격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상판이 뒤로 젖혀져도 연결 부위가 파손될 염려가 적다.

하드디스크 보호 기능도 탑재했다. 액티브 프로텍션 시스템(Active Protection System)이라는 이 기능은 제품의 기울기나 진동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갑작스럽게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순간적으로 하드디스크를 멈춰 디스크 표면 및 데이터의 손상을 막는다. 그리고 다시 충격이 사라지면 다시 하드디스크가 동작을 시작한다. 상당히 적극적인 형태의 하드디스크 보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키보드에 물을 쏟아도 안심?

PC를 쓰다가 음료수를 키보드 위에 엎지르는 실수는 제법 흔히 일어난다. 이 경우, 데스크탑 PC야 고장 난 키보드만 새 것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노트북의 키보드 밑에는 CPU, 메인보드, 하드디스크 등의 중요 부품들이 모두 모여있기 때문에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막심하다. 수리한다 해도 거의 새 노트북을 사는 것과 비슷한 비용이 청구될 것이고, 저장된 데이터까지 잃어버릴 수 있으니 업무용 노트북이라면 특히 그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씽크패드 X200은 사용자들의 이런 실수에도 대비했다. 각 키들의 스위치를 고무로 밀봉한 액체 유입 방지 키보드를 갖췄고, 키보드 하단의 중요부품들이 액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철저하게 칸막이 설계를 했다. 또한 노트북 바닥에는 배수구까지 마련하여 액체가 원활히 배출되도록 했다.

실제로 가동 중인 씽크패드 X200의 키보드에 실제로 한잔 정도의 물을 부어보았는데, 하단의 배수구로 물이 배출되면서 변함 없이 작동했다. 그 후 곧바로 동영상 구동, 리부팅 등의 작업을 해보았고 역시 문제는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이렇게 완벽한 방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키보드 부분이 아닌 이어폰 단자나 USB 단자 등에 액체가 스며든다면 고장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액체 유입 대책은 어디까지나 고장의 확률을 낮추는 것으로서 의의를 두어야 할 듯 하다.

참고로, 레노버 씽크패드 시리즈는 TPP(ThinkPad Protection)라는 고유한 A/S 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 정책이 적용되는 제품들은 TPP 보증 기간 내에는 어떠한 고장이나 파손이 발생하더라도 소비자의 과실 유무를 막론하고 무료 수리 및 부품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제품의 내구 한계를 넘는 충격이나 침수 피해를 입어 제품에 심각한 손상이 가더라도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 있는 셈이다.

멀티미디어 기능은 큰 기대를 말아야
업무용 노트북으로서 높은 효용성을 가진 씽크패드 X200 이지만,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특히 멀티미디어 기능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점이 그렇다. 일단 게임 성능부터 한 수 접고 들어간다. 물론, 씽크패드 X200이 고성능 CPU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게임들은 CPU보다는 그래픽 칩셋의 성능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씽크패드 X200은 ‘지포스’나 ‘리데온’과 같은 별도의 그래픽 칩셋을 장착하지 않고 메인보드에 내장되는 인텔 GMA4500M HD 그래픽 기능 만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씽크패드 X200 7454-R39 모델을 이용하여 몇 가지 게임을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보았는데, ‘카트라이더’나 ‘서든어택’과 같은 캐주얼 게임의 경우에는 무리 없이 구동이 가능하지만, ‘아바’나 ‘C9’과 같은 신작 게임들의 경우 매우 낮은 프레임을 기록해 원활히 게임을 즐기기 힘들었다..

씽크패드 X200이 멀티미디어에 적합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ODD(광 디스크 드라이브)와 HDMI 포트가 없다는 점이다. ODD를 제거하면서 본체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영화 DVD나 음악 CD를 감상할 수 없게 되었고, 외부의 HD TV로 영상 및 음성을 출력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HDMI 포트가 없으므로 큰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기에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D-Sub 포트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컴퓨터 모니터나 빔 프로젝터 연결에만 적합하다.

그렇다고 하여 자체 LCD의 품질이 눈에 띄게 뛰어난 것도 아니다. 씽크패드 X200의 LCD는 예전부터 많이 쓰던 CCFL(Cold Cathode Fluorescent Lamp : 냉음극형광램프) 방식의 백라이트를 갖추고 있어 요즘 유행하는 LED(light-emitting diode : 발광 다이오드) 방식 백라이트의 LCD에 비해 휘도나 색 재현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와 함께, 본체에 내장된 스피커가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방식이라는 것도 멀티미디어용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구성이다.

업무용 노트북이 가져야 할 모든 것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레노버 씽크패드 X200은 높은 이동성 및 성능과 함께, 보안성과 내구성 그리고 충실한 A/S 정책까지 두루 갖춘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노트북 PC가 추구 해야 할 기본적이면서도 궁극적인 역할들이다.

물론 멀티미디어 기능이 부실한 점, 그리고 언 듯 보기엔 10여 년 전에 나왔던 씽크패드 X200의 증조 할아버지뻘 모델인 ‘씽크패드 X20’와 거의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전이고 보수적인 디자인을 띄고 있다는 점 등은 지적 받을 만하다.

하지만 유행을 쫓기 보다는 실속을 추구하고, 잡다한 부가 기능 보다는 노트북으로서의 기본기를 중요시하는 비즈니스맨에게 있어 씽크패드 X200은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선택이다. 업무용 노트북으로서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 pengo@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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