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자녀에게 ‘경제’를 물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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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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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메테르의 지혜로운 선택 / 정갑영 지음 / 172쪽·5500원·삼성경제연구소


홍콩의 인기 배우 청룽(成龍)은 자신의 전 재산 4000억 원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하나뿐인 아들에게 왜 유산을 남기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아들에게 능력이 있다면 재산이 필요 없을 것이고, 능력이 없다면 헛되이 탕진할 것이다.” 청룽은 아들에게 재산보다는 능력과 지혜를 더 가르쳐 주려고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바르고 풍요롭게 살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질문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 박사이자 대학교수인 저자는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경제교육을 시키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경제교육을 할 부모를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서 경제교육이란 돈 버는 방법이나 재테크 교육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공부에도 연습이 필요하듯 지혜로운 경제생활도 어린 시절부터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제가 무엇인지 아이 때부터 바르게 가르쳐야 아이가 풍요롭게, 이웃을 배려하며 잘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부(富)만 좇는 게 아니다. 풍요가 주는 자유를 통해 한 차원 높은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첫 수업에서 ‘금융생활이란 무엇인가’를 배우고, 이는 ‘백만장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 어린이들도 경제와 친근해지도록 어린 시절부터 연습을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경제와 친근해지도록 하는 역할은 누가 맡아야 할까. 저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곡물 또는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와 같이 자녀 교육에 혼신의 힘을 쏟는 한국 엄마들에게 있다고 본다. 엄마의 선택이 아이의 내일을 바꾸고 나아가 가정과 세상의 풍요를 결정짓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워런 버핏의 일화를 인용해 경제교육의 예를 보여 준다. 어느 날 버핏의 딸이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한다. 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야 우리 풍토에선 아무 문제가 안 될 것이다. 더구나 버핏은 세계 제1의 부자가 아닌가. 한국 부자들은 아마도 대부분 거저 줄 것이다. 그러나 버핏의 대답은 단호했다. “돈은 은행에 가서 빌리는 것이지 부모한테 빌리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 진정한 경제교육이 아닐까.

버핏이 처음 벌었던 돈은 그의 나이 여섯 살 때 껌을 팔아서 남긴 몇 센트라고 한다. 그 뒤 그는 코카콜라, 중고 골프공, 땅콩, 팝콘 등 여러 가지를 팔면서 돈을 모았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습관이 그를 세계적 거부로 만드는 밑거름 역할을 한 것이다. 버핏은 할아버지에게 이런 습관을 배웠다고 한다. 할아버지에게 배운 경제교육이 딸에게로 이어진 것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매혹적 상품 비결은 우아함 ▼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 매튜 메이 지음·박세연 옮김 / 332쪽·1만5000원·살림


저자는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일본 도요타의 경영 자문역을 지냈다. 저자는 책에서 애플의 아이폰, 스도쿠 퍼즐처럼 세계인을 매혹한 상품의 비결을 ‘우아함’에서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우아함이란 ‘차별화된 방식으로 복잡한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것’이다. 저자는 스도쿠를 예로 들어 우아함의 네 가지 구성요소로 대칭, 유혹, 생략, 지속성을 소개한다. 인간은 대칭을 추구하는 존재다. 무한 반복하는 패턴이 숨어 있는 자연현상은 대부분 대칭을 이룬다. 스도쿠 퍼즐은 비대칭의 조각을 채워 넣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이용한 상품이다. 유혹은 창조성과 관련된 것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상품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 생략은 여백을 바탕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면 효율성은 높아진다. 한정된 자원만으로 반복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속성도 우아함의 중요한 요소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창조적 지식은 일상에서 탄생 ▼

창조적 루틴 / 노나카 이쿠지로 지음·김무겸 옮김 / 440쪽·2만 원·북스넛


일본의 세븐일레븐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편의점 직원들에게 잘 팔리는 제품에 대한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하게 한다. 결과에 따라 판매 물품은 바로 바뀐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이런 수요 예측의 일상화 덕분에 세븐일레븐은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세계 지퍼의 45%를 만드는 YKK의 철학은 ‘지속적 가치 창조를 위한 고안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한 사회 공헌’이다. 이런 철학에 따라 직원들은 사고하는 습관을 들였고, 이는 회사의 강력한 지식 자산이 됐다. 저자는 부동산, 자본 등 하드웨어에 의존했던 경제는 가고 지식이 핵심 자원인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지식은 사람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탄생한다. 지식창조도 일상에 스며든 창조적 사고과정 그 자체다. 창조적으로 짜인 루틴(일상) 속에서 탄생하는 지식만이 자연스럽고도 강력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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