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녀-연하남 커플 ‘쿠거 마케팅’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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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14시 06분


'쿠거족' 커플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데미 무어와 애쉬튼 커처. 동아일보 자료사진.
'쿠거족' 커플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데미 무어와 애쉬튼 커처.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모와 경제력을 갖춘 싱글 중년 여성을 뜻하는 '쿠거(cougar)족'과 잘 생긴 연하남과의 교제가 신드롬을 몰고 오며 이들을 겨냥한 쿠거 마케팅이 활기를 띄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이달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쿠거족 컨벤션 소식을 전해다. 이 행사에서는 '연하남-연상녀 커플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내용의 기조연설과 '미스 쿠거' 선발대회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불황기 새로운 소비 세력으로 등장한 쿠거족을 겨냥해 새로 나온 여행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싱글 전문직 단체(Society of Single Professionals)는 세계 굴지의 크루즈 회사인 '카니발 크루즈'와 쿠거족을 위한 첫 크루즈 상품을 내놓았다. 이들이 내건 홍보 문구는 "연상녀-연하남의 확실한 즉석 만남, 그리고 잠시도 멈추지 않는 광란의 파티를 약속한다"이다.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엔세나다를 오가는 3일간의 크루즈 상품은 USA투데이 온라인판에 소개되자마자 매진됐다. 크루즈 참가 자격은 35세 이상의 '섹시한 쿠거'와 근육질 몸매의 20대 청년.

이 패키지의 성공 사례를 보고 다른 대형 크루즈 회사들도 잇따라 비슷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쿠거족이 등장하는 드라마도 제작 중이다. 쿠거족 시청자 뿐 아니라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 광고를 노린 방송이다.

그러나 성에 대해 자유로운 미국 사회에서도 '쿠거 마케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선구자적 행보'를 보인 '카니발 크루즈'조차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은 크루즈선 내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파티'가 다른 승객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자 14일 '쿠거족을 테마로 한 상품은 더 이상 선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비난에 대해 쿠거족 당사자와 여성 단체들도 참지 않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미스 쿠거 아메리카' 수상자인 IT전문 비즈니스 컨설턴트 글로리아 나바로 씨(42)는 "'쿠거 크루즈'에 동승한 일반 여행객 커플 가운데 상당수가 남성이 여성보다 10~20세쯤은 많았다"며 "나이 많은 남성이 어린 여성과 함께 어울리는 것은 자연스럽게 생각하면서 그 반대의 조합은 '불미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사회적 편견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쿠거족은 북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맹수 쿠거의 강한 자존심과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성격이 30대 고소득 여성들의 특성과 비슷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신조어. 쿠거족과 사귀는 젊은 남성은 '맹수의 새끼'라는 뜻에서 '컵(cub)'으로 불린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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