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풋백옵션 처리싸고 진통
투트랙 구조조정 도덕적해이 논란
대우건설 인수 후보도 마땅치 않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금호사태의 근원이 된 대우건설 풋백옵션(투자수익보장장치) 처리를 놓고 채권단 안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데다 금호그룹의 도덕적 해이 논란, 대우건설 처리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현재 가장 큰 현안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처리 문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주당 1만8000원에 주식을 사는 대신 옵션 행사가인 3만1500원과의 차액은 주식으로 출자전환을 하거나 무담보채권으로 워크아웃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FI들은 “행사가와 매입가의 차가 너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호산업을 청산하고 대우건설을 직접 경영하겠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현재 1만2000원인 주식을 1만8000원에 사 주면 산은도 1조 원의 손실을 보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FI를 설득하고 있다. 민유성 행장은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산은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3년 뒤면 살아날 회사(금호산업)를 지금 청산하고 대우건설을 직접 경영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배임’”이라고 비판했다.
금호그룹의 ‘도덕적 해이’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 직전에 아시아나항공 주식 33.5% 중 12.7%를 952억 원에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은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돼 그룹 전체에 대한 구조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이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이라는 이중구조로 진행되면서 워크아웃 자체가 어려워질 개연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우건설을 인수할 후보가 마땅치 않은 것도 고민이다. 산업은행은 3조 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만들기 위해 전략적 투자자를 모으고 있지만 동국제강이 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외에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 후보로 PEF에 참여하려면 적어도 1조 원은 갖고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올해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대기업들은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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