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준비 안하는 사람 무려 75%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0일 03시 00분


초고속 고령화 한국, 은퇴쇼크 발등의 불
“노후 컨설팅 받아야”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지만 은퇴 이후 삶에 대한 대비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유엔이 작성한 ‘2009년 세계 고령화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0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인구 대비 15.1%로 세계 55위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40%를 넘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15∼64세) 100명당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노인 수도 2050년엔 63명이 돼 일본(74명)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은퇴 쇼크’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지만 ‘인생 후반전’을 위한 개개인의 노후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전히 은퇴 이후의 삶을 여생으로 여기는 인식이 많기 때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인 비율)은 45.1%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5세 이상 성인 61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고령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응답은 90%였지만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노후준비를 했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지난해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은퇴 준비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했고 은퇴 때까지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75%나 됐다.

은퇴 컨설턴트들은 노후 시기를 △은퇴 적령기(65세) △활동기(65∼75세) △회고기(70대 중반∼80대 초반) △간병기(80대 초반 이후) 등으로 구분하고 기간별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은퇴교육이 미흡해 아직도 막연하게 노후 준비를 하는 사례가 많다”며 “생계와 의료를 위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재무설계에서 사회봉사 등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비재무적 설계까지 종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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