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간 가격할인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인터넷(price.tgate.or.kr)을 통한 생필품 가격 공개를 확대하기로 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소비자원의 움직임이 이번 가격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현재 가격을 비교 공개하는 20가지 생필품을 다음 달 초부터 40가지로 확대하고 4월까지 80가지로 늘릴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조사대상도 현재 전국 18개 업체에서 4월까지는 13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가공식품 외에 야채와 과일 등 식료품도 각 유통업체의 판매가격을 조사해 공개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매주 취합되는 생필품 가격정보를 이용해 물가지수를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주요 생필품의 가격정보를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업체에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소비자원의 움직임에 대해 대형마트 3사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10원 단위로 가격을 낮추며 ‘경쟁사보다 더 싼 곳’임을 강조하는 와중에, 국가기관인 소비자원이 공개적으로 가격이 더 낮은 업체를 판별해 주는 상황이 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원의 가격 비교가 규모도 작고 과학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소비자 신뢰도는 매우 높다”며 “평상시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마트 간 ‘가격할인 전쟁’ 중이기 때문에 불똥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소비자원의 가격 조사가 주 1, 2회 이뤄지고 업데이트는 주 1회에 불과한 데다 지역적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아 유통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원 관계자는 “4월까지 단계적으로 조사대상 품목과 업체를 확대하고, 가격 조사와 업데이트를 수시로 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라며 “일단 지금까지 시범실시 결과 각 유통업체가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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