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과 중국 정부 간 갈등이 엉뚱하게 휴대전화 업체로 불똥이 튈 태세다. 규모는 미미하지만 한국 업체도 피해를 볼 소지가 있다.
20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구글은 19일 성명을 내고 중국의 거대 통신사 중 하나인 롄퉁(聯通·차이나유니콤)을 통해 중국 시장에 내놓으려던 구글폰의 공개를 돌연 연기했다. 구글폰으로는 ‘구글맵’ ‘구글메일(G메일)’ 등 구글의 고유 기능을 휴대전화에서 쓸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지난해 도입한 미국의 아이폰과 함께 구글폰으로 시장을 공략하려던 롄퉁이 타격을 입었다. 이날 중국 증시가 상승한 가운데 롄퉁의 주가는 1.82% 하락하는 등 요동쳤다.
구글은 그 이유에 대해 침묵했다. 그러나 최근 구글 파동과 연관이 있다는 소문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일정이 잠시 조정됐을 뿐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철수를 대비한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롄퉁 측은 일정 연기 발표가 나온 직후 “우리 회사와 구글 간의 ‘구글폰’ 공동연구 개발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일보는 이날 구글 측이 단말기 공급업체들에 이미 생산한 구글폰의 구글폰 표시를 제거하고 내장 프로그램 중 구글 관련 기능을 제거하도록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한 전문가는 “구글과 중국 정부 간 갈등은 G메일 해킹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이런 기능을 내장한 구글폰 상륙에 중국 정부가 민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G메일 등 기능을 삭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구글 측은 그럴 경우 구글폰 출시 의미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단말기 공급업체가 삼성과 모토로라라는 것. 중국 삼성 측은 “구글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1만 대 정도를 생산했으며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도 계약 조건 등을 볼 때 피해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의 중국시장 철수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중국 구글은 이날 모든 직원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사실상 철수에 들어갔다는 보도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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