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들여 리모델링 공사
해비치리조트가 운영 맡아
호텔사업 강화 배경 주목
“세 딸 상속과 관련” 분석도
현대자동차가 특1급 호텔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경기 화성시 ‘롤링 힐스’ 전경. 이곳은 현재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하는 임직원들과 외국인 관계자를 위한 숙소로 쓰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 지을 110층짜리 초고층 사옥 안에 호텔을 짓기로 한 데 이어 직원 및 외빈 숙소인 경기 화성시 ‘롤링 힐스’를 특1급 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등 호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주 해비치호텔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 내에 호텔이 3개 생기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호텔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과 관련해 호텔 운영권을 쥔 계열사 해비치리조트의 1대 개인주주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세 딸이라는 점에서 향후 상속구도와 관련이 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인근에 있는 롤링 힐스에 약 100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3월 ‘특1급 호텔’로 개관할 예정이다. 호텔 등급 심사에 대비해 247개 객실 중 5개가량을 줄이고 연회장과 공원,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크게 늘리는 공사를 하고 있다.
현재 롤링 힐스는 남양연구소를 찾는 외국인 관계자와 현대차 임직원들을 위한 숙소로만 쓰고 있는데, 호텔로 재개장하면 외부 투숙객을 받아 영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롤링 힐스 사업목적에 ‘관광사업 및 부대사업’ 항목을 새로 추가했다.
성수동 110층 사옥에도 호텔 설치
현대자동차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 지으려는 110층짜리 초고층 사옥(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조감도.롤링 힐스는 현대차 소유이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계열사인 해비치리조트가 맡을 예정이다. 해비치리조트의 개인 최대주주는 정 회장의 딸인 정성이(이노션 고문) 명이 윤이 씨 등 세 명으로 각각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 회장 부인인 이정화 여사 별세 이후 이 여사가 보유하던 해비치리조트 지분 8%도 세 딸에게 약 2.7%씩 똑같이 배분됐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뚝섬 초고층 사옥(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이곳에 본사 일부 업무시설과 컨벤션센터, 호텔 등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옥은 총 2만7828m²의 용지에 110층 규모로 들어서며, 호텔은 이 중 20개 층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해비치리조트를 딸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호텔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명이 윤이 씨가 롤링 힐스 호텔의 설계 단계부터 적극 나서는 등 상당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너가(家) 딸들의 호텔 경영은 재계에서 드문 일은 아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적극적으로 호텔 경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딸인 조현아 전무가 지난해 3월 인천 하얏트리젠시호텔을 운영하는 계열사 칼(KAL)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에 올랐다. 또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 딸인 정유경 씨가 파크하얏트호텔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들이 딸들에게 세심한 여성적 취향에 적합한 호텔 사업을 물려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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