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부모님 사드린 보청기 16개중 5개는 불량이라니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소비자시민모임-식약청 조사
유통업체 수리 교환 해주기로

2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는 보기 드문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중에서 판매된 보청기 16개 제품에 대한 품질 조사 결과를 함께 발표한 것입니다. 소비자단체가 문제제기를 하고 나면 부랴부랴 해당 제품에 대한 조치에 나서던 식약청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보청기 16개 중 4개는 주파수 범위를 벗어나는 등 기준에 미달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무허가 제품도 한 개 있었습니다. 부적합 제품은 세기스타의 ‘SG P2’(125만 원), 포낙코리아의 ‘Una HS’(126만 원), 젠텍인터내셔날의 ‘UP-64XX’(중국·35만 원), 태양 메디텍의 ‘Electone Tango 2sp’(싱가포르·48만 원) 등 4개입니다. 무허가 제품은 인터넷쇼핑몰 ‘큐티몰’에서 판매한 ‘F-138’입니다.

보청기는 비싼 가격에 비해 품질이 들쑥날쑥해 평소 소비자의 불만이 높았습니다. 소비자단체의 제보를 듣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식약청의 모습도 새로웠습니다. 하지만 민관 합동 기자회견이 영 불편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보청기 4개는 이미 식약청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은 제품입니다. 허가된 제품의 사후 관리 역시 식약청의 몫입니다. 무허가 제품을 포함한 이들 제품은 지난 5년간 이미 9000개 총 30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습니다. 식약청은 품질 조사를 마치 실적처럼 발표했을 뿐 사후 관리가 부실했던 이유에 대해선 어떤 설명도 없었습니다.

부적합 제품을 사용하면 내용은 잘 들리지 않고 소리만 시끄럽게 울리거나 귀가 먹먹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어르신들은 소리가 잘 안 들리면 비싼 가격에 구입한 보청기 탓을 하기보다 청력이 더 떨어졌나 생각하시며 참아 오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조·수입업체들은 해당 제품을 소비자로부터 전부 환수해 수리하거나 교환해 준다고 합니다. 부적합 제품을 사용하신 어르신들은 꼭 새 제품으로 교환하셔야겠습니다.

우경임 교육복지부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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