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이마트표 옷’을 명실상부한 패션 브랜드로 키운다. 이마트는 자체적으로 만들던 저가 의류 자체 브랜드(PL)인 ‘데이즈(Daiz)’의 디자인과 생산을 그룹 내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 인터내셔널로 옮겨 올가을부터 확 달라진 이마트 옷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데이즈를 일본 ‘유니클로’에 비견되는 인기 캐주얼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올 상반기까지 옷 디자인과 매장 구성 등을 전면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캐주얼 사업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PL 디자인센터’란 조직을 만들었다. 이 센터 디자이너 25명과 캐주얼 사업부 내 소싱팀 20명 등 모두 45명이 데이즈의 변화를 책임진다. 2007년 처음 나온 데이즈는 지난해 117개 이마트 점포에서 1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합리적 가치 소비가 확산되면서 해외에선 대형마트에서 옷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마트 패션’의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이마트는 데이즈의 유통만 맡고 패션 업무는 신세계 인터내셔널로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즈는 유니클로처럼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동남아시아 생산 등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품질 대비 가격을 크게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내 매장뿐 아니라 로드숍 형태의 단독 대형매장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가 적극적으로 데이즈를 키우게 된 데는 평소 해외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남매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2005년 자체 의류 브랜드 ‘메트로 7’을 발표한 후 최근엔 디자이너 노마 카말리 씨를 영입해 자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세계적 디자이너 안나 수이 씨는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온라인몰인 타깃닷컴에서 16.99달러(약 1만9000원)짜리 저렴한 옷을 팔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5월 대대적인 이마트몰 개편을 앞두고 있어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강한 신선식품 이외에 온라인으로 손님을 이끌 다양한 상품의 구색 갖추기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전체 매출 중 패션 매출 비중(지난해 기준)은 17%로 생활가전(31%)과 신선식품(28%) 등에 밀린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당시 상무보)의 주도로 ‘아르마니’와 ‘센존’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국내로 들여오고 있으며 국내 패션 브랜드 ‘보브’와 ‘지컷’도 운영하는 패션 전문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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