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펀드에 눈돌려라, 연말에 웃으리라”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1월 22일 03시 00분


■ 자산운용사 본부장 10人이 꼽은 2010 유망펀드-기피펀드
“브릭스 올해도 여전히 유망”
테마주 펀드는 전망 엇갈려


펀드를 산다는 건 단순히 금융상품을 구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적어도 한 해의 주식시장 전망, 경제 동향 등을 판단해 시장에 투자한다는 개념이 강하다. 올해 엇갈리는 주식전망 때문에 펀드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선뜻 판매 창구를 방문하기 어렵다. 그래서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 대안상품 운용, 리서치 본부장 10명에게 물었다. 이들이 말하는 올해 추천 펀드와 기피 펀드를 살펴본다.

○ “가치주 펀드의 시기가 왔다”

본부장들의 전망은 서로 엇갈렸지만 가장 많이 추천했던 상품이 바로 가치주 펀드였다. 대표적 가치투자가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이제 가치주 투자의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세상사처럼 펀드시장에도 ‘밀물과 썰물’의 흐름이 존재한다. 2005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가치주가 득세했다면 이후 작년까지는 철저히 성장주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반도체, 자동차 등 대형주 위주로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은 최하위권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제는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기업이익 대비 주가로 봤을 때 가치주 종목들이 적정수준보다 20∼30% 싸다는 이점도 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과 박종학 세이에셋코리아 주식운용본부장, 심재덕 와이즈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같은 의견이었다. “지난해 상대적 수익률이 낮았던 데다 올해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 우량주들이 유망하다”는 게 이들의 추천 이유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변희구 현대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은 “브라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까지 입을 것”이라며 브라질 펀드를 추천했다. 조정근 한화투신운용 대안투자(AI) 및 글로벌본부장은 “올해 증시의 가장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이라며 “브릭스 국가들은 인플레 위험을 통화강세를 유도해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일부 펀드는 찬반이 엇갈려

원자재펀드와 녹색성장펀드 등 테마주 펀드들은 추천과 기피 의견이 맞부딪쳤다. 송성엽 본부장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성장 동력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오르면서 굴곡이 있을 것”이라며 “테마 펀드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윤식 IN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녹색펀드를 강력히 추천했다. “연말에 차세대 교토의정서 논의가 본격화되고 각국 정부가 녹색산업에 관심이 높아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 김영준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같은 이유로 녹색성장펀드를 추천했다.

또 이채원 부사장과 신재명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 상무는 원자재 펀드를 추천했다.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 덕분에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심재덕 주식운용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과정에서 유동성 공급 과잉으로 자산가격의 버블이 형성됐다”며 반대했다.

성장형 주식펀드에 대한 시각도 첨예하게 갈렸다. 최민재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과 정윤식 본부장 등은 “국내 경제의 빠른 회복과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경기회복의 과실을 대형 우량기업들이 누릴 것”이라며 성장형 주식펀드를 추천했다. 그러나 김영준 본부장은 “대형사에서 운용하는 대형 성장주 펀드는 시장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피하라고 조언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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