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휴가철이어서인지 요즘 부자들은 금융회사를 찾는 발길이 뜸한 편이다. 국내외 주요 주식시장의 혼조세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운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자들이 투자한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는 계속 주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 1,700 수준에서 펀드 환매물량이 많아 추가 상승은 어렵다고 판단해 일부 환매를 하면서 수익을 실현하는 부자들도 있다. 해외 펀드도 올해부터는 발생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면서 관심도가 떨어졌다.
투자하고 있는 해외 펀드 중에서 원금 회복이 안 된 펀드는 과세상계 혜택도 있고 원금손실 상태이므로 환매를 하지 않고 있지만 원금이 회복된 펀드는 더는 비과세가 안 되기 때문에 환매한 뒤 국내 펀드 등 다른 펀드로 ‘리밸런싱(재조정)’을 진행하려고 한다.
부자들도 최근 2년간 펀드 손실에 따른 상처가 큰 까닭에 재투자 대상을 찾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여러 금융회사 전문가는 물론이고 주변 투자자들의 의견도 더 열심히 듣고 있다.
연초부터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은 증가하고 있다. 원자재 펀드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원자재 및 다양한 상품(commodity)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천연가스 금 석유 농산물류 등 종목별로 투자할 수 있는 파생상품은 따로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사모(私募) 형태로 부자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 있다.
사모 형태의 금융상품은 최근 PB센터를 이용하는 부자들의 큰 투자 관심처가 되고 있다. 최근 사모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띠는 것은 상대적으로 소액으로도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원자재뿐만 아니라 채권 환율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상품도 사모 방식으로 투자하려는 열기가 뜨겁다. 투자등급과 투자기간을 다양화한 채권형 사모 금융상품에 부자들의 투자가 늘고 있으며 이 중 금융회사 부실채권 유동화증권(NPL ABS)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고금리에 안전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좋은 투자처로 인식된다. 우량 회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신용과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도 연 6%가 넘는 고금리로 정기예금 대비 경쟁력이 있다.
이러한 새로운 상품에 대한 투자와 함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해외 증시보다는 국내 증시로 눈을 돌려 투자 시기를 조율하는 부자들이 많다. 25일부터는 펀드이동제도가 시행된다. 펀드이동제는 펀드 가입자가 추가로 판매보수와 환매 수수료를 내지 않고 판매사를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이에 따라 부자들은 펀드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며 펀드를 더 잘 관리해 주고 수익을 많이 내줄 금융회사와 PB가 누구인지 찾아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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