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욱 대우건설 사장(61·사진)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핵심인력이 회사를 떠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넘어갔다가 최근 다시 금호와의 인연을 정리하는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흉흉한 소문이 이어졌지만 회사의 핵심인력은 묵묵히 자리를 지켜줬다. 악조건 속에서도 대우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에 오르며 빅3 건설사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서 사장은 “2000년 12월 대우건설이 ㈜대우로부터 분리됐지만 종합상사인 ㈜대우의 회사 문화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무역회사로 출발한 ㈜대우는 직원 개개인에게 큰 재량권을 줬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중요시했다. 이런 분위기가 건설부문에도 녹아들었다는 것이다.
서 사장은 “일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경쟁사 임원들에게서 ‘너희 회사 직원 아무개를 스카우트 하려는데 도통 말을 듣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을 때”라며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정이라는 최고의 자산이 있기 때문에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14조127억 원, 매출 7조5052억 원에 영업이익 4241억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까지 20% 후반대였던 해외 수주 비중을 올해에는 30∼35%로 확대하고 주택부문은 45% 선에서 20%대로 축소할 계획이다.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와 원자력, 조력발전소 등 미래 성장동력 분야도 선점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게 서 사장의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돼 현재 한국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 후보로 여러 업체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그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만한 재력과 체력이 있고 대우 특유의 조직문화를 인정해 주는 주인이라면 어느 회사라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경기 침체에 대해 서 사장은 “고용 창출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건설 분야”라며 “건설업체들도 노력해야겠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양도소득세 감면혜택 만료, 분양가 상한제 등 주택 경기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가 완화돼 건설현장이 활기를 되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