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근의 멘탈 투자 강의]<끝>개미들의 편승 매매, 결국 남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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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5일 03시 00분


시세추종-뇌동매매 함정서 ‘허둥’
적립식펀드 가입해 장기투자를

작년 한 해 코스피는 약 48% 상승했다. 그 기간 기관투자가들은 평균 39.5%의 수익을 올린 데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4.7%라는 아주 실망스러운 통계가 나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강세장에서조차 왜 이렇게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것일까. 그 실마리는 부동산 투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년 말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전국 아파트 가격은 연평균 8.03% 정도 올랐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연평균 13.02%, 강북의 아파트도 연평균 9.06%나 상승했다. 그럼 개인투자자(아파트 보유자)의 수익률은 그 기간 얼마나 될까. 그 답은 따로 수치를 뽑을 필요도 없이 위의 8.03%라고 보면 된다. 강북에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9.06%다. 개인들은 대개 아파트를 장기로 보유하고 거주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부동산에 투자할 때보다 주식에 투자할 때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동산과 주식을 거래할 때의 시스템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주식투자를 할 때는 거래 시세를 시시각각 단말기에서 조회할 수 있지만 부동산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내가 소유한 아파트가 거주하는 데 별 문제가 없거나 수익성 부동산이라도 월세가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다면 대개 장기로 투자할 뿐 단기 시세를 일일이 확인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주식은 매분 매초 변동하는 시세가 눈과 귀로 들어온다. 편리하긴 하지만 수많은 악재와 호재가 눈을 유혹한다.

많은 사람은 시세의 변동을 보며 ‘나는 단기시세를 읽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자기의 예상을 잘만 이용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환상도 갖게 된다. 단기시세를 읽으려는 노력을 하고 타이밍을 찾는 데 주력하다 보면 ‘주가가 오르면 따라 사고 주가가 내리면 따라 팔아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흔히 말하는 ‘고점매수 저점매도’를 저지르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 ‘시세의 함정’ 때문이다.

두 번째 차이는 부동산과 달리 주식이나 펀드는 매매가 자유롭다. 주식 투자의 경우 지금 주식을 샀다가 아니다 싶으면 당장 바로 되팔 수 있다. 주식을 팔았을 때 들어 온 돈으로 다른 종목에도 즉시 투자할 수 있다. 바로 이 ‘아니다 싶으면’ 즉시 팔 수 있는 편리함이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아니다 싶으면 바로 팔 수 있으므로 주식 투자자들은 애당초 투자할 때 깊은 연구를 하지 않는다. 2000만 원짜리 승용차를 사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러 군데의 대리점에서 상담을 받고 각종 자동차 시승기를 읽으며 고민하지만 정작 금액이 훨씬 더 큰 주식이나 펀드의 투자 결정은 과정을 생략하고 일순간 처리한다. 아니다 싶으면 되팔 생각이니 매매는 잦아지고 연구한 지식이 없으니 소신 투자는 어려워진다. 시장이 흔들 때마다 뇌동매매(雷同賣買·시장전체의 인기나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에 편승해 매매에 나서는 것)를 하면서 결국 유동성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개인 주식 투자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동산 투자나 연기금의 투자 방식처럼 단기 시세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동 불입되는 적립식펀드다. 적립식펀드 투자자들은 시세가 오르면 올라서 좋고 시세가 내리면 더 싸게 주식을 매입할 수 있으니 시세변동에 별로 휘둘리지 않게 된다.

이처럼 투자멘털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에게 적립식 투자를 권유하면 대부분 “이 돈은 금방 쓸 돈이라 길게는 못 봅니다” 내지는 “돈이 얼마나 된다고 쪼개서 투자하나요. 아니다 싶으면 바로 팔아야지요”라고 말하며 한번에 몰아서 투자를 하고 예외 없이 위에서 제시한 함정에 빠지곤 한다.

부디 올해는 개인투자자들이 이 함정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한다. 아울러 우리 모두 시장 평균의 수익을 내는 원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동근 대신증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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