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은행규제 뉴스와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주식시장을 강타하며 연초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주가 하락요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은행규제 방안을 밝힘에 따라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점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 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점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현선물을 매도하며 단기 수급이 악화된 점 등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미국의 은행규제 배경을 짚어보자.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시스템 개혁을 제안했다. 주요 골자는 대형 은행의 규모와 위험감수 투자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상업은행들의 고유계정을 통한 자기매매(proprietary trading)를 금지하고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투자도 막기로 했다.
금융위기 당시 쏟아 부었던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데 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부실자산 처리를 위해 구제금융 7000억 달러를 마련해 일부를 금융기관에 투입했다.
그런데 공적자금을 받은 대형 은행들은 상업은행의 기능인 대출을 등한시하고 투자은행의 기능인 자기자본 투자에만 열을 올렸다. 특히 거액의 보너스를 챙기는 등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대형 금융기관의 위험투자 규제 방안은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부 의회 금융기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데에도 시일이 걸릴 것이며 입법 절차를 거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지도 모른다. 1929년 대공황 당시에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글래스-스티걸 법안’이 상정된 것은 4년이 지난 1933년이었다.
따라서 먼 장래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분리된다고 하더라도 보유자산을 강제로 매각할 필요는 없다. 즉시 자기자본 투자 비중을 줄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다만 규제 강화는 그 자체만으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미국의 은행규제 방안 발표에 따른 국내 증시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본다. 지속적으로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은 추가 긴축을 걱정할 정도로 경제성장이 빠르고 국내 역시 경기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은행을 규제하겠다고 나선 것도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회사의 실적 회복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투자심리 악화 및 외국인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26, 27일)가 예정돼 있다. 29일에는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4.5% 예상)가 발표된다.
FRB는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동성 공급을 예정된 수순에 따라 축소할 것이다. 미국 주요 기술주(애플, 야후, 퀼컴,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정보기술(IT)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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