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인 0.2%를 나타냈지만 플러스 성장에는 성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플러스 성장률을 보인 나라는 한국과 호주(0.7%), 폴란드(1.6%·추정치)뿐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친 충격은 1997년 외환위기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2%로 2007년(5.1%), 2008년(2.2%)에 이어 3년 연속 하향 추세를 이어갔지만 OECD 회원국들의 지난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 ―3.5%는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네 분기 만에 민간소비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11일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 0.3%와 6.2%를 밑도는 수치다. 지난해 2, 3분기에 각각 2.6%, 3.2%의 높은 성장률(전기 대비)을 보이다가 4분기 들어 크게 둔화된 것이다.
4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예상치를 밑돈 것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둔화되고 민간소비와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에 대한 지출은 늘었지만 준내구재 소비가 줄어들면서 0.1% 감소해 2008년 4분기(―4.6%)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4.7% 증가해 세 분기째 성장세를 이어갔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 1.6%로 전 분기(0.7%)보다 높아졌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 3분기에 높은 성장률을 보인 탓에 4분기에는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성장 동력이 꺾인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전망치인 4.6% 성장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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