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의 주식투자 성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평균 4.7%의 손실을 본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39.5%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11∼12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개인투자가 1506명, 기관투자자 126명을 대상으로 투자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개인들은 주식 등 직접투자 결과 작년 말 현재 연초 대비 평균 4.7%의 투자손실을 기록했고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전체의 52.3%로 절반이 넘었다. 재작년 평균 손실률인 34.6%에 비해서는 손실 폭이 줄었지만 코스피가 지난 한 해 동안 45.3% 상승한 데 비하면 완패한 것이다. 펀드 등 간접투자를 한 개인들도 평균 2.7%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들은 지난해 평균 39.5%의 수익을 거뒀고 전체 기관투자가의 93.7%가 수익을 냈다.
개인과 기관의 수익률이 이렇게 현저하게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정보력과 자금력의 차이다. 하지만 아주 짧게 잡아도 5년은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기관과 달리 단기에 큰 수익을 거두려는 개인의 속성도 한몫했다는 생각이다.
개인은 단기에 큰 수익을 바라다보니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원금 손실을 두려워하면서 서둘러 팔고 이미 한참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투자에 뛰어든다. 기관이 주가를 올려놓고 개인이 따라 살 때쯤 팔아서 차익을 실현해버리는 등의 행태를 보이는 것도 개인의 ‘부화뇌동’격 투자 습성이 쉽사리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행동재무학과 멘털투자 등으로 유명한 송동근 대신증권 전무는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5년에 2배 정도의 수익만 올려도 연 15% 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웬만한 상가 월세보다 나은데도 주식이라면 으레 1년에 2배 정도는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지나친 기대가 ‘뛰는 토끼 잡기’ ‘불꽃 터진 곳에 뒤늦게 모이기’식의 투자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2월에는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태평양 자본시장의 첫 국제기구인 ‘아시아 투자자교육포럼(AFIE),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 일본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20개국의 30개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AFIE의 초대회장으로는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이 추대될 예정이고 사무국 역할도 한국이 맡게 된다.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에 맞는 개인의 인식 변화도 필요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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