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다시 찾아온 ‘코스닥 대박 유혹’… 상식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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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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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이 어지럽다. 연일 신규 상장종목으로 볼거리도 많고 풍성하게 차려진 테마로 먹을거리도 많지만 워낙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어 잠시 한눈팔면 들러리로 밀려난다. 비유하자면 코스피가 백화점이라면 코스닥은 수산시장이다. 잘하면 싸게 좋은 생선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아마 이 맛에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몰려들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코스닥이 개인들의 장터가 된 지는 오래됐다. 닷컴 버블 이후에 코스닥 거래대금의 90%는 개인들이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석력이 충분하지 못한 개인들이 소위 ‘테마주’를 쫓다가 손실을 보는 사례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10년간 코스닥시장의 변천사를 살펴보면서 코스닥 투자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해보자. 사실 현재 코스닥지수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의 지수 2,925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의 최고점 841과 비교해도 65% 수준이다.

또 코스닥지수는 증시 현황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 종목 간 차이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내외로 추정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상승한 20개 종목의 단순 평균 PER는 36배에 이른다. 게다가 일부 인기 종목들은 이 수치가 50배를 훌쩍 넘기고 있어 정통적인 주식투자 관점에서는 요주의 경보가 발령될 수준이다. 물론 일부 코스닥 종목들은 성장성이 좋기 때문에 높은 PER를 합리화할 수 있다.

과거 10년 코스닥 시가총액의 등락을 볼 때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2000년의 코스닥 시가총액이 29조 원이고 현재 시가총액은 90조 원이다. 그사이 신규상장과 유상증자 물량을 합치면 대략 65조 원이므로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신규상장과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이 있는 반면 일부 자금은 코스닥시장에서 빠져나갔다. 그동안 퇴출된 278개 종목이 시가총액을 까먹은 탓도 있지만 대부분 당대를 풍미한 기술주들이 폭락해 시가총액을 줄여놓은 점도 큰 원인이다. 이 중에는 주가가 10분의 1이 된 종목도 있고 100분의 1로 토막 난 종목도 보인다.

반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한 종목들은 대다수 별 볼일 없는 전통적인 사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다. 10년간 최고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 종목이 촌스럽게 ‘우리말’을 회사명으로 쓰고 있다. 최첨단 기술과 관련된 기업들은 2, 3개에 불과하다. 테마도 좋고 꿈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 다만 조금만 더 멀리 보는 자세로 판단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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