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귀농교육반에 직장인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일 03시 00분


농진청 정원 늘려… 4월 강의까지 모두 마감
40~60대 수강생 “준비한 귀농, 실패 없을 것”

꼼꼼히… 귀농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개설한 ‘제1기 직장인 귀농교육’에 참여한 수강생이 지난달 29일 서울역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첫 강의를 들으며 강의 내용을 꼼꼼히 적고 있다. 변영욱 기자  ▶dongA.com에 동영상
꼼꼼히… 귀농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개설한 ‘제1기 직장인 귀농교육’에 참여한 수강생이 지난달 29일 서울역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첫 강의를 들으며 강의 내용을 꼼꼼히 적고 있다. 변영욱 기자 ▶dongA.com에 동영상
70여 개의 좌석이 마련된 강의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결석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미처 신청을 못한 사람들까지 참석하는 바람에 서서 강의를 듣는 사람도 있었다. 농촌진흥청이 마련한 ‘제1기 서울역 야간귀농교육’의 첫 강의가 열린 지난달 29일 서울역 4층 대회의실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40∼60대 ‘학생’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 인생 2막, 농촌이 무대

대기업 차장인 정모 씨(47)도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는 학생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은퇴’라는 말이 아직은 어색한 40대지만 그는 “은퇴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농촌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첫 강의는 이재수 공인중개사의 ‘전원생활과 농지구입 활용’이었다. 지적법상 지목, 토지구입 시 확인해야 하는 공적 장부, 지반의 형태와 구성,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현황, 농지 원부 취득….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낯선 단어에 펜을 든 수강생들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중간중간 질문이 이어졌다.

30여 년째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모 씨(54·여)는 고향이 서울로, 단 한 차례도 농촌 생활을 한 적이 없다. 정 씨는 “정년퇴직을 하고도 20∼30년을 더 살아야 할 텐데 연금에만 의지해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며 “건강을 위해서도 귀농을 생각하고 있지만, 농촌 어르신들이 도시 사람들이 대책 없이 귀농하는 것을 꺼린다고 해서 꼼꼼히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서울역, 오후 7시’인 이유

이번 강의의 특징은 철저히 ‘현직 직장인’들을 염두에 두고 준비되었다는 점. 강의가 오후 7시에 서울역에서 열리는 이유도 직장인들이 퇴근 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1기 수강생 73명 중 60대 이상은 6명에 불과했고 40대(28명), 50대(30명)가 대부분이었다. 직장인 박모 씨(58)는 “강의가 오후 7시부터 시작되고, 현장교육도 토요일에 있기 때문에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강의는 원예, 식량작물, 특작버섯에 대한 기초 기술과 농업 창업설계 등 철저히 실용적인 면에 초점을 뒀다.

당초 농진청은 야간 귀농교육의 정원을 1기당 50명으로 정했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정원을 늘렸다. 4회 강의와 한 차례 현장교육으로 이뤄지는데 4월에 있을 4기까지 정원이 모두 찼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홍민 인턴기자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 동영상 = 직장인을 위한 귀농 학교

▲ 직격인터뷰 = ‘인강’ 최고 스타강사 ‘삽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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