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 1월 수출입동향 - 美 고용 증감 눈여겨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일 03시 00분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 주말 코스피는 간신히 1,600을 지켰지만 1월 한 달 4.7%나 떨어졌다. 주가 급락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은행 규제 및 정책 불확실성. 시장은 은행 규제를 일종의 긴축 리스크로 보고 있다. 예전만큼 상업은행이 자유롭게 자기자본 투자를 하지 못한다면 자산시장을 넘나드는 유동성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둘째,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지급준비율을 올리면서 긴축의 속도와 강도에 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셋째, 그리스를 시작으로 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10%를 넘는 상황에서 자체 해결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유럽 전체에 재정긴축 바람이 불면서 또 다른 형태의 긴축 악재로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 우리 시장 내부의 수급 불안까지 가세해 주가 급락을 부채질했다. 신용거래 잔액이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면서 외상거래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테마주는 외상거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칫 매물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외국인투자가들도 최근 들어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일련의 긴축 불확실성에 따라 대세가 깨졌는지가 궁금한 대목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최대한 빨리 시장에서 발을 빼야 한다. 아니라면 주가 조정에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할 몫이다. 과거 흐름을 보면 경기회복의 자신감을 근거로 긴축을 단행했다면 주가는 단기 충격에 그쳤다. 펀더멘털 회복이 긴축 리스크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긴축 초기 국면에서 통상 주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대표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신흥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인상적인 실적을 발표했다.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사태와 생산 중단으로 흔들리는 것도 현대차 쪽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삼성전자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연간 매출 136조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이 호전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편 주가 급락으로 한국 시장의 가치 대비 저평가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 1,600을 기준으로 시장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 최근 5년간 PER가 8∼12배 수준에서 움직였음을 고려하면 주가 반등 여지가 충분하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12월 개인소득과 소비,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고용동향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실업이 감소하고 고용이 증가했느냐가 관건이다. 국내에선 1월 수출입 동향이 발표된다. 지난해 1월에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올해 1월 수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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