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농업은행 광대은행 중신은행 등에 대한 차별적인 추가 지급준비율 인상(0.5%포인트)이 시행됐다. 일부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중국 은행들이 실질적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또 중국은행은 만기 이전에 대출금을 상환한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상하이(上海)지역 기업들에 대해 대출 연장을 중단했다. 건설은행도 이전보다 대출심사 규정을 강화하고 월간 대출 목표치에 도달하면 신규 대출을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3차 모기지 대출금리도 인상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출 억제에 나서는 이유는 신규대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이것이 자산가격 급등을 부추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월에는 1조6000억 위안이 신규로 대출됐다. 이는 은행감독위원회가 목표로 하는 1년 대출 목표액 7조5000억 위안의 21%가 한 달 만에 진행된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유동성 통제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력히 시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긴축정책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반응은 2004년 4월 ‘차이나 쇼크’ 당시를 연상시키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에 대한 차별화된 지준율 적용과 민간은행들의 한시적인 대출 중단은 2004년 4월에 중국 정부가 시행했던 정책과 그대로 일치한다. 당시에도 중국이 강도 높은 과열 방지 정책을 사용한 이유가 2003년 8월 지준율 인상 이후에도 과잉 투자가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4년 4월에 지준율이 인상되면서 조만간 금리인상과 같은 강력한 긴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보였다. 당시 홍콩 H주는 고점대비 34%나 하락했다. 그러나 정작 10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주가는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어쩌면 최근의 주식시장의 상황도 중국 긴축에 대한 영향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2004년에는 과잉투자에 대한 규제가 긴축의 목표였지만 최근의 긴축은 중국 긴축의 범위가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격 과열에 맞춰져 있어 실물 경제에 대한 충격은 오히려 제한적일 수 있다.
중국 긴축과 관련한 불안심리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1분기 이후에는 중국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1분기에 연간 대출의 3분의 1 이상이 집중된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2분기부터는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 물가 상승과 함께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대출 급증 및 규제 움직임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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