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싱크대 상판 등으로 쓰이는 고급 인조대리석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을 놓고 국내 화학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1조 원대인 엔지니어드 스톤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경도가 뛰어난 고순도 천연 석영을 주원료로 사용한 친환경 건축자재로 매년 시장 규모가 10% 넘게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다. 강도가 높아 긁힘에 강한 데다 수분 흡수율도 낮아 세균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방 문화가 발달한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이달 말 미국 조지아 주 고든카운티 지역에 470억 원을 들여 16만5000m²(약 5만 평)의 용지에 엔지니어드 스톤을 생산하는 공장을 착공한다. LG하우시스는 2005년부터 이 지역에서 아크릴계 인조대리석인 ‘하이막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말 공장이 완공되는 대로 현재 350억 원 정도인 엔지니어드 스톤 분야 매출을 2013년 15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04년 국내 처음으로 충북 청원과 충남 조치원 공장에서 엔지니어드 스톤의 상업 생산에 들어간 한화L&C는 국내 업체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작년 8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인근 9만 m²(약 2만7300평)의 용지에 공장을 준공한 한화L&C는 엔지니어드 스톤을 연간 65만 m²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미주 지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업체는 최근 배우 김희선 씨를 모델로 기용하며 국내에서도 고급 인조대리석 브랜드명인 ‘칸스톤’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1993년부터 인조대리석 사업을 시작한 제일모직은 작년 4월 전남 여수의 1만7000m²(약 5200평) 용지에 270억 원을 들여 엔지니어드 스톤 공장을 준공하며 고급 인조대리석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일모직의 인조대리석 시장점유율은 듀폰에 이어 세계 2위이다.
한화L&C 관계자는 “주방 문화가 발달한 미주 지역에서는 위생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고급 인조대리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주택 고급화 바람이 이어지면서 엔지니어드 스톤 등 고급 인조대리석 수요가 기존 아크릴계 인조대리석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