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디지털’이라는 단어 때문에 세대차는 더 심해졌을지 모릅니다. 3세대(3G) 방식 휴대전화-MP3플레이어-넷북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기기 라인은 필수품, 여기에 포터블미디어플레이어(PMP), 닌텐도나 PSP 같은 휴대용 게임기, 그리고 요즘 나온 e북(전자책)까지…. “이런 기계들이 뭐 좋냐”며 어른들은 혀를 차죠. 하지만 ‘아이돌 세대’만이 쓰는 기계,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기계만 존재하란 법은 없습니다. 이동 중에도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혈당측정기와 휴대용 혈압측정기, 운동량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까지 최근 건강과 회춘을 위한 휴대용 디지털 기기들, 이른바 ‘히트(H-IT·헬스 IT)’라 불리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돼지털’ 세상, 꽤 살 만하지 않을까요.
○ 휴대용 디지털 건강기기, ‘히트’를 잡아라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최고 이슈 중 하나는 건강. 이들을 겨냥한 정보기술(IT) 기기들이 대부분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능은 집약시키되 얼마나 얇고 폼 나게 만드느냐에 흥행 승패가 좌우된다. 중장년층도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잘 빠진’ 디자인을 원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존슨앤존슨메디컬’의 ‘원터치 울트라이지’를 들 수 있다. 외관은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형 MP3플레이어를 연상케 하지만 실은 혈당 측정기다. 국내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제시하고, 실제 병원 검사실에서 사용하는 ‘혈장 보정법’ 방식을 사용한다. 맨 위에 바늘을 꽂아 사용하며 피를 종이에 떨어뜨려 측정하는 방식이다. 또 별도의 소프트웨어인 자가 혈당 분석 프로그램 ‘원터치 당뇨관리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컴퓨터에 설치한 뒤 USB 케이블로 기기를 연결하면 자신의 수치를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다.
최근 휴대용 혈압 측정기도 등장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오므론’에서 내놓은 원터치 방식의 디지털 자동혈압계나 파나소닉의 손목시계형 혈압계 3종(EW3039, EW3038, EW3006) 등은 크기가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에 편한 것이 장점이다.
○ “청춘을 돌려다오” 디지털 ‘회춘’ 기기
음악을 듣기 위한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MP3플레이어는 매년 새로운 기능을 얹어 진화하고 있다. 특히 10, 20대 젊은층뿐 아니라 중장년층을 겨냥한 제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MP3플레이어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3∼6월 내놓을 MP3플레이어 ‘마이핏(MyFit)’은 신체 부위별 비만도 측정은 물론 운동 트레이너 기능까지 동시에 내장된 ‘피트니스 MP3플레이어’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박람회 ‘CES 2010’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조깅이나 걷기를 통해 소모된 칼로리를 체크해 주고 신체 부위별 비만도를 화면으로 보여준다. 이 밖에 식사량 조절 프로그램 등을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탈모방지 휴대용 두피관리 기기도 나왔다.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 오스텀에서 내놓은 ‘헤어가드’는 저출력 레이저로 두피를 자극한다. 이를 통해 혈류가 늘고 모낭세포를 활성화해 탈모를 방지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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