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저점매수 나설까, 더 기다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상반기 박스권 장세 계속될 듯
IT부품-자동차주 등 투자 유망
환매하려면 하반기가 적당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코스피나 코스피200 상승률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10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738개의 평균 수익률은 ―7.87%로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피200 등락률 ―7.43%, ―7.85%를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펀드 투자를 고려한다면 저점 매수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다만 환매를 생각한다면 증시 조정 국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하반기 이후가 적당하다는 지적이다.

○ 주식형펀드 부진은 대형주 급락 때문

올 들어 순자산 100억 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 중 코스피보다 초과수익이 큰 펀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투자신탁1(주식)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펀드 정도다. 각각 코스피보다 4.79%포인트와 4.59%포인트 앞서고 있다. 한국운용의 한국투자마이스터증권투자신탁1(주식)(A), 에셋플러스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자펀드 등도 각각 코스피보다 3.59%포인트, 3.53%포인트 높다. 반면 코스피를 가장 크게 밑도는 펀드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ClassA펀드와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로 올 들어 본격화한 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의 급락세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부터 주식매매 때 매도대금의 0.3%를 부과하는 증권거래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은 “올해 들어 KT와 한국전력의 부상 등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성장주 펀드들이 거래세를 물어야 하는 복병까지 만나다 보니 코스피를 밑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 최근 3년 이상 수익률 좋은 펀드라야

전문가들은 적립식 펀드투자는 꾸준히 매입하며 주가 조정기를 견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의 특성상 대형주의 하락으로 수익률이 좋지 않지만 설사 고점에 가입했어도 2년 정도 지나면 손실을 회복하는 게 국내 주식형펀드의 특성”이라며 “돈을 찾으려면 나눠서 환매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어차피 조정기라면 ‘덜 빠지는’ 가치주 펀드보다는 오를 때 ‘더 오르는’ 성장주 펀드가 낫다는 충고도 나왔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상반기에는 정보기술(IT)부품, 발광다이오드(LED)패널, 반도체, 자동차 등 성장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과 함께 금리인상 혜택을 볼 수 있는 보험주, 일시적인 수급문제로 가격이 내린 웅진, 아모레 등 내수종목을 편입한 펀드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주 펀드도 어차피 조정기에는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만큼 올 6월 정도까지는 주식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겪으면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2005년 설정 이후 4년 가까이 운용하면서 꾸준히 수익률 상위권을 지키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대형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삼성스트라이크증권투자신탁1 등이 유망하다”며 “동부더클래식진주찾기증권투자신탁1도 설정액 100억 원 이상 주식형펀드 중 3년 수익률 2위에 올라 있어 장기투자자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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