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막걸리를 세계인이 즐기는 술로 만들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고 나섰다. 특히 우리 쌀을 재료로 만든 막걸리를 지원해 ‘쌀 소비 촉진’과 ‘막걸리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정책이 추진된다. 정부는 우리 쌀 막걸리에 대해 주세 경감과 품질 인증 우대, 시설 현대화 자금 지원 등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와 국세청은 우리 쌀로 막걸리를 빚는 업체에는 현재 5%인 주세를 절반인 2.5%로 낮춰 주기로 했다. 또 올해 하반기(7∼12월)에 시행할 ‘전통주 품질인증제’에서 국내산 쌀을 사용한 막걸리에는 높은 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가 인증한 막걸리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판매를 돕겠다는 뜻이다. 시설 현대화 자금도 국내산 쌀을 사용하는 막걸리 업체에 우선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50억 원의 추가예산을 확보했다. 이 같은 방안은 올해 7월 시행에 들어가는 ‘전통주 등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포함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막걸리 붐이 일고 있지만 100% 국내산 쌀로 빚는 막걸리는 전체의 20% 정도”라며 “막걸리를 세계적인 술로 육성하고 동시에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막걸리 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작된 ‘막걸리 붐’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농식품부는 막걸리 표준 잔과 표준 병을 마련하기 위한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4월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6월 월드컵 기간에는 축구국가대표팀의 응원과 막걸리 프로모션을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막걸리 20개를 선정해 공식 건배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막걸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원산지표시제를 의무화하는 한편 양조 기술 개발과 유통 체계 개선,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해 ‘막걸리는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을 할 예정이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김완배 교수는 “지난해 막걸리 소비량이 38% 늘어나는 등 막걸리 시장의 양적 팽창은 이미 이뤄졌다”며 “이제는 막걸리를 질적으로 성장시켜 수출상품이자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및 지원책을 선보일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홍석민 산업부 차장 ▽산업부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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