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AT&T-NTT도코모 등 “타도애플” 공동전선
삼성전자, 최고속도 갖춘 스마트폰 ‘웨이브’ 선보여
컴퓨터업체인 애플과 인터넷업체 구글에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내주는 듯했던 세계 통신회사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한국의 KT와 SK텔레콤을 비롯해 미국 AT&T, 일본 NTT도코모 등 24개 세계 유력 통신사들이 15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란비아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 세계 휴대전화 및 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서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 등이 주도했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거대 통신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슈퍼 앱스토어’를 만든 것이다. 24개 통신사의 가입자를 합산하면 약 30억 명에 이른다.
이날 개막한 MWC 2010은 ‘행동 속의 비전(Vision in Action)’이란 주제로 18일까지 진행된다. 이 행사에는 유력 통신사와 함께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1300여 정보기술(IT) 업체가 대거 참가했다. 이들이 펼칠 ‘모바일 운영체제(OS) 전쟁’도 주목 대상이다.
○ ‘많은 사공이 한배를 젓는다’
올해 MWC의 큰 변화는 통신사들의 ‘동맹’ 결성이다. 세계 24개 통신사가 MWC 개막에 맞춰 슈퍼 앱스토어인 ‘홀세일앱커뮤니티(WAC)’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앱스토어는 휴대전화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온라인 장터다. 그동안 애플이 이 모델을 처음 선보여 아이폰을 성공시켰고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 등 비슷한 모델이 많이 생겼다.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통신망에서 이런 모델을 통해 컴퓨터회사, 인터넷회사 등이 수익을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WAC가 실행되면 통신사들은 자사 고객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된다. WAC는 30억 명에 이르는 24개 통신사 가입자를 시장으로 삼기 때문에 응용프로그램 개발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워낙 많은 통신사가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이 과연 신속하게 통일된 움직임을 보여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다
MWC 2010 개막 하루 전인 14일 삼성전자는 800여 명의 외신 기자를 상대로 ‘삼성 모바일 언팩’이란 행사를 열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선보인 핵심은 ‘바다’라는 스마트폰 OS와 이를 사용한 스마트폰 ‘웨이브(파도)’였다. 이는 컴퓨터 업체였던 애플이 휴대전화 아이폰과 ‘아이폰 OS’라는 운영체제로 휴대전화 시장을 공략하고 구글이 ‘넥서스원’이란 휴대전화까지 선보인 데 대한 대응 전략이었다. 바다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개발한 자체 OS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OS, 윈도모바일 등 세계적인 스마트폰 OS와 경쟁하기 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바다를 사용한 첫 스마트폰인 ‘웨이브’에 기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성능을 개선한 이른바 ‘슈퍼 아몰레드’를 사용했다. 또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수준인 1GHz(기가헤르츠) 속도의 중앙처리장치(CPU)도 적용했다. ○ 모바일 OS 전쟁 시작됐다
MWC 2010의 또 다른 주요 흐름은 ‘모바일 OS 전쟁’이다.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에 이어 노키아도 ‘심비안’이라는 자체 OS를 개선해 선보인다. 노키아는 MWC 행사장에 공식 부스는 만들지 않았지만 경쟁사의 행보에 발맞춰 바르셀로나로 날아왔다. 이들은 이날 인텔과 함께 리눅스 기반의 ‘미고(MeeGo)’라는 모바일 플랫폼도 공개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도 ‘윈도 모바일’이라는 MS의 OS 새 버전을 MWC에서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도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구글의 철학과 개발 방향 등을 행사 기간에 설명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표현명 KT 사장,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 LG전자 안승권 사장 등 유력 인사들이 행사장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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