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기억용량)가 매년 두 배씩 성장한다는 ‘황의 법칙’이 새삼 화제다.
하이닉스반도체가 9일 2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앞서 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사인 IM플래시는 이달 초 유사한 수준의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가진 삼성전자에선 20nm급 기술과 관련해 아무런 발표도 없었다. 실제로는 하이닉스보다 4개월 앞선 지난해 10월 20nm급 낸드플래시를 개발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던 것.
삼성전자는 2007년 10월 30nm급 낸드플래시 이후 반도체 집적도와 관련해 ‘개발했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개발 속도에 초점을 맞춘 ‘황의 법칙’을 포기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제품 개발 사실을 발표해 ‘황의 법칙’을 증명하는 것보다 대량생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정기술을 매년 두 배씩 개선하던 ‘속도 혁신’이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의 법칙’을 주창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도 2008년 9월 “반도체 미세화에는 한계가 있고 앞으로 미세화의 속도는 늦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황의 법칙: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기억용량)가 매년 두 배씩 성장한다는 이론으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이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 총회에서 처음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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