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캐딜락 S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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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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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럭셔리해졌지만 승차감 약간 튀는 편

GM의 고급브랜드인 캐딜락의 진화가 괄목할 만하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SRX’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과시하는 듯했다. 품질과 디자인, 사용자 친화성에서 독일산 럭셔리 자동차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디자인은 캐딜락이 2002년부터 도입한 ‘에지 스타일’로 날카롭게 마무리했다. 처음 이 디자인을 대할 땐 보수적인 캐딜락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 튀는 듯했지만 이제는 캐딜락의 얼굴처럼 느껴진다. 비슷비슷한 자동차들의 홍수 속에서 아직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실내로 들어오면 깔끔한 인테리어에다 각 부품 간의 단차도 적어 품질이 높아졌음을 직감하게 된다. 특히 대시보드 위에 바느질로 마무리된 가죽 마감재는 럭셔리한 분위기가 풍긴다.

차의 움직임은 어떨까. 3.0L 가솔린 직분사엔진은 265마력이라는 적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지만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가속페달의 절반 정도까지는 적극적으로 출력을 내보이지 않았다. 좀 깊다 싶게 밟아야만 제대로 가속이 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을 측정(제로백)한 결과 8.4초가 나왔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까지는 부담 없이 한 번에 올라가고 시속 180km부터 더뎌지기 시작해 시속 200km를 살짝 넘긴 뒤부터는 거의 가속이 되지 않는다. 브레이크 역시 초반에는 부드럽게 잡히는 편이다.

핸들링은 SUV치고는 제법 스포티하다. 시속 160km에서도 큰 불안감 없이 연속적으로 차로 변경이 가능했다. 바람소리도 합리적인 편이었다. 승차감은 약간 튀는 편인데 문제는 좋지 않은 노면을 지날 때 서스펜션을 통해 타이어가 ‘텅텅’ 튀는 소리가 많이 올라온다. 차에 진동을 주지는 않지만 이 소리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지는 기분이다. 서스펜션과 휠·타이어의 세팅만 조금 바꾸면 운전자는 훨씬 좋은 승차감을 느낄 듯하다. 또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이 조금 느슨해 스포티하게 운전할 때 약간 엇박자가 나거나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웠다.

편의장치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우선 한글화된 안내 메시지와 기능 설명이 돋보인다. MP3 음악파일의 곡명도 이상한 문자로 깨지지 않고 한글로 잘 나타난다. 보스 오디오시스템의 사운드도 훌륭하고 뒷좌석 모니터까지 구비돼 있다. 가격은 럭셔리 모델 6350만 원, 프리미엄 모델 7250만 원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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