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펀드 큰손 모시기’ 치열한 경쟁에도
“실력차이 못 느낀다” 판매사 갈아타기 소극적
최근 각 금융회사들은 경쟁사 펀드에 가입한 부자 고객들을 뺏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펀드판매사 이동제도가 시행되면서 은행 증권 보험사에 넣어둔 펀드를 환매하지 않고도 별도의 수수료 없이 옮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자들은 당장 펀드를 옮기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다.
수수료와 보수가 당장 인하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판매사 쪽에선 펀드 가입 후 사후관리의 우수성을 선전하며 부자들을 설득해야 하지만 비용이 별반 다르지 않으니 판매사별로 사후관리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판매사로 옮긴다고 해서 수익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고 오랫동안 거래해온 금융회사와 거래관계를 끊지 않으려는 일종의 ‘관성’도 부자들이 판매사 이동에 소극적인 이유다.
더욱이 현재 판매사 이동은 국내펀드만 가능하다.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해까지 유예된 해외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그리고 사모펀드는 최소한 몇 개월이 지나야 판매사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한 판매사에서 여러 국내외 펀드 상품에 가입한 만큼 다른 펀드는 두고 국내펀드만 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판매사 이동제도가 전면 시행되기 전까지 부자들의 판매 창구 옮기기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판매사 이동제도와 더불어 최근 부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희소식은 해외펀드 환차익 계산방법이 변경되면서 기존에 원천 징수됐던 세금이 일부 환급된 것이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해외펀드에서의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에 펀드 투자자에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해외펀드의 과세 대상 환차손익을 주식 취득원가에 환율변동분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주가가 하락하면 환차익이 과다 계산돼 소득세가 지나치게 많이 징수되는 문제점이 있어 앞으로는 주가 하락 때 펀드를 환매한 날짜의 주가와 환율변동분을 곱해 환차손익을 계산토록 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움직임에 관심을 두는 부자도 적지 않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부자들은 경기회복을 기대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거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는 알짜 부동산을 소개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부동산을 많이 가진 부자 중에는 PB센터를 찾아와 보유 중인 부동산을 팔려는 이도 많다. 이들 중엔 PB센터가 속한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건설사들을 상대로 매수 의사를 타진하는 이도 있다. 또 소유하고 있는 토지가 개발계획에 따라 공공개발용지로 수용되거나 재개발되는 사례도 늘면서 보상방안에 대한 상담을 받고자 하는 부자도 늘고 있다. 이들은 보상가격에 대한 불만으로 보상협의 대응 방안이나 재개발 진행 과정에서 본인이 소유한 토지의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방법을 상담받기도 한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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