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혁명의 미래 / 고든 벨, 짐 겜멜 지음·홍성준 옮김 / 356쪽·1만5000원·청림출판
미국의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한국의 새로운 정보기술(IT) 혁명이 한걸음 더 성큼 다가온 듯하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복잡한 기능은 인기가 없을 것이라면서 외면하던 국내 정보통신회사들이 스마트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종래의 대응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반성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애플은 호기를 놓칠세라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태블릿PC까지 들고 나와 국내외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새로운 정보혁명은 어디로 가는 걸까. MP3에서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넷북에 이어 태블릿PC까지 디지털 기기의 변화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소비자들은 이런 새 디지털 기기를 그때그때 사야 하는지 어리둥절해하고 기업들은 투자 방향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디지털 기억혁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디지털 혁명의 방향을 제시한다. 미래에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등장에 힘입어 인간 삶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완전한 기억’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리 디지털 기기가 많아진다 해도 다소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로부터 ‘컴퓨터 분야의 진정한 선구자’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컴퓨터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인정받는 전문가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과학자인 고든 벨과 짐 겜멜은 지난 10년간 ‘완전한 기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책은 ‘마이라이프비츠’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의 경험과 성과를 담아낸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자신의 일생을 전자 기억에 담아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과거 자료를 빠짐없이 스캔하거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파일을 만들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과연 일상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빌 게이츠는 1995년 ‘미래로 가는 길’이란 책에서 “언젠가는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저자는 빌 게이츠의 말을 이 책에서 입증하고. 완전한 기억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디지털 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예측한다.
개개인의 매일매일 생활이 기억장치에 그대로 기억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책은 완전한 기억이 만들어낼 미래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완전한 기억은 미래에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완벽에 가까운 기억과 자료 덕분에 업무에 적응하는 속도가 유례없이 빨라진다. 의료 교육의 현장도 방식이 달라진다. 심지어는 놀라운 수준에 다다른 정보기술 덕분에 나의 아바타가 미래에도 남아 후손과 대화하는 세상이 온다고 본다. 저자들은 특히 ‘전자기억이 모든 것을 바꾼다’고 하는 완전한 기억의 비전을 발전시키고 실현하는 데 한국보다 더 적합한 나라는 없다고 단언한다.
빅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구글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 구글드,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 켄 올레타 지음·김우열 옮김 / 528쪽·2만 원·타임비즈
‘구글(google)’은 최근 몇 년 새 빠른 속도로 동사화했다. ‘구글’의 수동태 표현인 구글드(googled)는 ‘구글되다’ ‘구글당하다’라는 뜻이다. 단순한 검색엔진에서 벗어나 광고와 신문, 방송, 도서, 휴대전화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구글의 위력을 상징한다.
잡지 ‘뉴요커’의 수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구글의 경영회의에 동석하고 150여 명의 내부 임직원, 경쟁사와 재계 인사 150여 명을 인터뷰했다. 구글이 1998년 처음 창업했을 당시부터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모습까지 담아냈다. 무료 전략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지만 10여 년간 축적한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로 광고를 유치하고, 창의와 혁신을 내세우지만 검색 알고리즘이나 회사 내부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구글의 양면도 함께 그렸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마피아 보스의 성공 비즈니스 ▼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 / 마이클 프란지스 지음·최정임 옮김 / 264쪽·1만3000원·쌤앤파커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미국의 5대 마피아 조직인 콜롬보 패밀리의 일원이었고 1986년 ‘포천’이 선정한 ‘부와 권력 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피아 보스 5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도박과 대부업, 프로 스포츠 승부 조작 등에 손을 대면서 한편으로 자동차 판매, 영화제작, 건설, 여행업 등 합법적으로 사업 활동을 펼친 비즈니스맨이었다.
‘알 카포네 이후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마피아 보스’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비즈니스 비결을 들려준다. 우선 그는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조한다. 어떤 귀띔도 무시하지도, 맹신하지 말라는 것. 그는 특히 “총이나 칼보다 훨씬 더 위험한 건 입이다. 입을 다물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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