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 1% 줄면 연비 1% 향상… ‘블루오션’ 떠올라
플라스틱 차체-초경량 특수섬유 개발 집중 투자
화학·섬유업체들이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자동차 분야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친환경 규제는 연료를 덜 쓰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게 핵심인데, 그러기 위해선 자동차 무게를 줄이는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 일반 승용차의 무게는 철·고무가 65%, 플라스틱 혼합물이 15∼18%, 경합금이 4∼8% 정도다. 전문가들은 차량 중량을 1% 줄일 때마다 연료소비효율이 1% 높아진다고 본다. 무거운 철을 대체할 가벼운 소재를 얼마나 더 많은 부품에 사용하느냐가 자동차업체들의 최대 관심인 만큼 자동차 내외장재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드는 화섬업체들엔 새로운 시장이 생긴 셈이다.
건축내외장재업체 전문인 한화L&C는 2007년 자동차 경량화 부품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아즈델사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내외장재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작년 체코에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 공장을 세운 이 회사는 전체 해외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자동차 내외장재 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같은 한화그룹 계열인 한화석유화학도 탄소나노섬유를 사용한 자동차 부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탄소섬유를 사용할 경우 자동차 외장재의 무게를 60% 가까이 줄일 수 있어 연비 상승은 물론 배기가스 배출량도 크게 낮출 수 있다.
KCC는 자동차 유리의 무게를 줄이고 있다. KCC 계열사인 KAC(코리아 오토 글라스)에서 개발한 경량화 유리는 자동차 앞 유리의 강도를 기존처럼 유지하면서 두께는 0.3mm 줄였고, 유리 무게는 1kg가량 가벼워졌다.
섬유업계도 자동차 무게를 줄이는 신소재 개발에 한창이다. 섬유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경량화를 위해 철을 대체하는 특수 섬유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동차 1대당 들어가는 섬유의 양도 1990년대 20kg 수준에서 2006년 28kg, 올해 현재 35kg대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성은 자동차 인테리어에 쓰이는 원사(原絲)를 속이 빈 ‘중공사’로 대체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력 사업부문인 타이어코드도 내구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2007년 미국 GM으로부터 성능을 강화한 내열 ABS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소재 8종에 대해 제품인증을 받아 운전석 등 인테리어 내장재와 외부 라디에이터 그릴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GM 소재 승인을 계기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 부품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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