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000억 국내시장 잡자” 韓-뉴질랜드-칠레 ‘키위 삼국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한국 참다래 품질로 승부
칠레산은 낮은 가격이 무기
1위 뉴질랜드산과 격차 줄여

연간 1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한국 키위시장을 잡기 위해 한국 뉴질랜드 칠레의 ‘3국지(三國志)’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키위시장 점유율은 뉴질랜드 ‘제스프리’(54.8%), 한국 ‘참다래’(32.4%), 칠레산 키위(12.5%)의 순이었다.

21일 키위업계에 따르면 당초 국내 시장은 제스프리의 독주 체제였지만 2004년부터 국내에서 재배하는 참다래와 칠레산 키위가 진출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참다래는 2004년부터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출하를 시작했고, 같은 해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칠레산 키위도 수입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 키위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제스프리 측은 “한국 시장에서는 5∼10월은 뉴질랜드에서 생산된 키위를, 11월∼이듬해 4월은 제주에서 생산된 키위를 판매하고 있다”며 “한국 농민과의 상생을 위한 것으로, 이 같은 판매 시스템을 갖춘 곳은 한국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랫동안 축적된 키위 생산 노하우를 국내 농가에 전달해 고품질 키위 생산을 돕고 있다.

국내 키위 재배 농가들이 모여 만든 브랜드인 참다래는 품질 개선으로 1위와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 개량에 성공한 골드키위 ‘해금’. 과육이 노란색인 골드키위는 일반적인 그린키위보다 신맛은 적고 단맛은 높아 가격이 더 비싸다. 해금 개발을 주도한 전남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측은 “중국의 종자를 들여와 한국 풍토에 맞는 골드키위로 개량한 것”이라며 “국내 기후에서도 쉽게 자랄 수 있어 농가 소득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칠레산은 한국과의 FTA로 인해 낮은 가격이 무기다. 키위 가격은 10kg 기준으로 참다래와 제스프리가 3만∼3만5000원 선인 반면 칠레산은 2만5000원 선이다.

이 같은 키위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 정도인 칠레산 키위의 수입관세가 2014년 완전히 철폐되고, 현재 협상 중인 한국-뉴질랜드 FTA가 체결되면 뉴질랜드산 키위의 관세 역시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참다래는 수확량 확대와 품질 개선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김기태 한국참다래연합회 회장은 “외국산 키위의 낮은 가격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품종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참다래가 인기를 끌면서 1600여 조합 농가에서 생산하는 양도 늘어나고 있어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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