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검사권 강화 추진’ 갈등 확산

금감원 “공동검사 대상 임의 확대” 반발
한은 “작년 금감원과 이미 합의한 내용”

한국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권을 강화하려는 한국은행과 이에 반대하는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한은이 금융기관 공동검사에 대한 내부 규정을 정비하고 나서자 금감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5일 한국은행과 금감원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1월 ‘한은의 금융기관 검사 요구 등에 관한 규정’에서 금감원에 금융회사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 관련 항목을 개정했다.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적 운영·관리를 위해 점검이 필요한 경우와 금융위기 발생이 우려되거나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에도 금감원에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한은법상 통화신용정책 수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 한정된 공동검사 요구 대상을 임의로 확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한은법 개정안을 한은이 법적 근거 없이 내부 규정에 미리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금감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전자금융거래법에 각각 근거를 두고 있던 규정을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한은법 개정과는 무관하다”며 “개정된 내용은 지난해 마련된 공동검사 양해각서(MOU)에도 이미 담겨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융안정분석국의 금융안정시스템실과 금융결제국의 정원을 각각 10명과 3명 늘리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안정분석국은 은행과 제2금융권의 건전성을 조사하고 결제국은 금융회사 간 지급결제 업무를 검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한은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보험과 증권, 카드를 담당하는 비은행분석반, 비은행결제반, 결제연구반을 각각 팀으로 승격시켜 제2금융권에 대한 검사 기능을 강화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