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로 일본 경제가 시름에 젖어있는 가운데 재무성이 24일 발표한 1월 무역통계는 의외로 경제지표가 좋은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기둥인 도요타의 리콜사태가 반영될 2월에는 상황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일본의 1월 수출은 4조9024억 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40.9% 늘어났다. 두 달째 증가세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흑자는 852억 엔으로 1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주도했다. 자동차 수출은 59.2%, 자동차 부품 수출은 89.6% 각각 늘었고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 수출은 83.1% 급증했다. 1월 일본 국내외 자동차 생산대수도 지난해 1월보다 55.8% 늘어난 64만3925대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도 대중국 수출이 9200억 엔으로 79.9% 늘었고 미국 수출은 24.2% 늘어난 7104억 엔, 유럽에 대한 수출은 11.1% 증가한 5800억 엔이었다. 대미 수출이 늘어난 것은 29개월 만이다.
일본 최대기업 도요타도 1월 글로벌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15.3% 늘어난 53만7454대를 기록했다.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8대 기업의 1월 생산대수도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스즈키자동차는 1월 역대 최고의 생산 실적을 거뒀다. 1월 생산과 판매대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데다 최근 일본 안팎에서 자동차 수요가 회복된 덕이 크다.
그러나 대량 리콜사태로 위기를 맞은 도요타가 1월에 차량을 더 많이 팔았다는 것은 의외의 결과일 수 있다. 원인은 시간차 때문이다. 대량 리콜사태가 시작된 것은 1월 말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판매부진의 영향이 반영되는 것은 2월 실적부터라는 얘기.
결국 1월의 일본 수출증가가 자동차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2월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도요타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판매 부진이 현실화한 상황이다.
도요타 사태는 도요타뿐만 아니라 일본 자동차 전반에 대한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져 자동차 업계의 전반적 실적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의 쌍두마차인 자동차와 반도체 중 하나가 무너지면 일본 전체의 수출 성적표가 나빠질 공산이 크다. 다이와 종합연구소는 최근 도요타 리콜사태로 일본의 자동차 생산이 올해 30만 대 정도 감소하면서 국내총생산이 0.12% 위축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일본이 1월엔 오랜만에 웃었지만 2월에도 웃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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