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차 외부에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과 연료소비효율이 써있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마치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 같아요.”
2일(현지 시간) 개막된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만난 현대자동차의 한 연구원은 “‘저탄소’ ‘연료 절감’ 기술 개발에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얼마나 몰두하고 있는지 이 전시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 자동차회사뿐만 아니라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셰 등 럭셔리 스포츠카 메이커들도 모두 ‘친환경’을 들고 나온 것이 이채로웠다.
현대차는 디젤 하이브리드 콘셉트카인 ‘아이플로(i-flow)’를 통해 친환경 기술을 소개했다. 아이플로는 독일 화학업체인 바스프사와의 협력을 통해 엔진 보온 시스템, 고강도 플라스틱 패널 등 25가지 첨단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차체의 무게를 줄여 연료소비효율을 개선하고 CO₂ 배출량도 km당 최대 85g까지 줄였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도 현대차는 11.7% 매출 신장을 했다”며 “이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진일보한 기술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리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의 비율을 3%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포드는 2013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 5종을 차례로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빨간 스포츠카로 유명한 페라리도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이번 전시에서 파격적으로 초록색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였다. 페라리 측은 “우리도 초록색이 어색하지만 앞으로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우승을 거머쥐겠다”고 다짐했다. 아우디는 전기차 콘셉트카인 ‘A1 e트론’을 선보였다. ‘A1 e트론’은 시내에서 전기로만 5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한편 대규모 리콜 사태로 타격을 입은 도요타자동차의 경영진은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유럽 고객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안드레아 포미카 도요타 유럽 부사장은 이날 오후 5시경 신차 발표를 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유럽 고객들에게 끼친 불편에 사과한다”며 “지난 2주 동안 우리는 하루에 5만 대를 리콜하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생산 중인 모든 차량은 최고의 안전과 품질 기준에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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