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신세계 이마트가 ‘상시 저가 정책’을 도입한 뒤 촉발된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의 불꽃이 라면으로 튀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에서 한 번도 공식적으로 할인판매를 한 적이 없는 농심 ‘신라면’의 가격을 4일부터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만1680원이던 신라면 1박스(120g 20개·1인당 2박스 한정)의 가격은 1만630원으로 9%가량 내려간다. 낱개 판매 제품은 할인하지 않는다. 홈플러스는 ‘이마트보다 더 싸게 판다’는 방침을 정했고 롯데마트는 같은 가격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국내 라면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신라면은 지난해 3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의 가격 인하라는 상징성이 있다”면서 “납품가 변동 없이 이마트의 마진을 줄여 ‘박리다매’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최소 한 달간은 인하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할인으로 신라면 판매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물량도 확보해뒀다. 농심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자체 마진을 줄여 싸게 파는 일은 우리 측에서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면서 “생산 능력이 되는 한 차질 없이 납품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시장 점유율 2위 브랜드인 ‘삼양라면’의 가격도 내린다. 이마트는 삼양라면 묶음상품(5+1)을 2650원에 판매한다. 기존 5개 묶음은 2780원이었는데 1개를 덤으로 붙이고도 가격은 130원 내렸기 때문에 실제 인하율은 20%에 이른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번 할인으로 라면 가격은 2008년 밀가루 값 폭등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밀가루 가격 폭등 당시 신라면 한 박스는 1만2000원, 삼양라면 5개 묶음상품은 298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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