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금융개혁법안에 대한 미 상원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원의 논의는 오바마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독립적인 소비자금융보호청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안에 소비자금융보호국을 설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월가의 ‘승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상원 표결 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장(민주당)은 2일 밥 코커, 미치 매코널, 리처드 셸비, 저드 그레그, 마이크 크래포 등 상원 내 영향력이 큰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금융개혁법안에 대해 논의를 벌여 잠정적인 합의를 이뤘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소비자금융보호청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금융개혁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이후 이에 대한 상원의 논의는 답보 상태에 빠졌었다. 민주당과 공화당 간 의견차가 너무 컸기 때문.
이 중에서도 소비자금융보호청은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개혁법안의 핵심 사안으로,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는 것처럼 금융감독에 실패한 FRB에서 떼어내 별도의 독립된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공화당은 “이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며 거세게 반대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의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이 FRB 내에 설치하자는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상원 처리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밥 코커 상원의원은 이날 “우리는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말했고 저드 그레그 등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경미한 수정만 한다면 도드 위원장이 제시한 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도 FRB가 소비자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소비자금융보호청 독립을 요구하고 있어 논쟁이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하원은 지난해 12월 독립적인 소비자금융보호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개혁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상원과 하원 안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하원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들만의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법안의 하원 통과를 주도했던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이날 FRB 안에 소비자금융보호국을 두는 상원의 방안에 대해 “장난하느냐. 해로운 금융상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지 못한 것은 FRB의 가장 큰 실수였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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