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기의 방향을 보여주는 1월의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둔화되던 차였다. 한두 달의 통계만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줄곧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 추세에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경제지표 중 하나인 종합주가지수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재정수지 악화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장애물로 작용해 한국의 경제 회복을 이끌었던 수출 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역으로 되짚어보면 선진국의 재정수지 악화는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국채발행을 늘리게 되면 출구전략이 지연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세계 금융시장에 풍부한 자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 재정적자 위기에 빠진 선진국이 국제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사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은 견실한 성장과 우수한 경제기초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 한국의 경제상황은 어떨까.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최근 재정 위기를 겪는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일본 ―10.2%, 영국 ―13.2%, 스페인 ―12.5%, 이탈리아 ―5.6%, 그리스 ―6.4% 등으로 ―13∼―5%대이다. 반면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올해 예산안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9%로 매우 건전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서 분석한 157개 기업의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6조4618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17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상 최대 금액으로 그만큼 튼튼한 한국의 경제기초를 보여준다.
그동안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경제지표들 덕에 비교적 예측이 쉬웠던 장세는 이미 지나가고 경제전망 예측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것은 아니다. 선진국의 풍부한 유동성이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외국인투자가의 주식 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른 신흥시장과 비교해도 우수한 경제기초를 보이는 한국은 외국인의 훌륭한 매수 대상 국가로 꼽힌다. 따라서 단기적인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단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시가 하락할 때 우량, 대형주를 저점 매수하는 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욱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