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이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이 각사 매출액의 20% 이하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관행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해온 ‘공짜폰’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통합 LG텔레콤 부회장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 총액을 제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사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은 가입자 한 명을 유치할 때 대리점에 주는 수수료와 휴대전화기를 살 때 할인혜택으로 사용되는 ‘단말기 보조금’이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은 통신사가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대신 경쟁사 고객을 뺏는 데 더 열중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SK텔레콤과 KT는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설치하기 위해 3년에 걸쳐 각각 약 3조 원씩을 투자했다. 반면 마케팅 비용으로는 지난해 통신 3사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8조6000억 원을 썼다. 이는 연간 통신사 매출액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마케팅 비용이 매출의 20% 이하로 제한되면 ‘공짜폰’이나 ‘초고속인터넷 6개월 무료 사용’ 등의 파격적인 혜택은 사실상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은 올해가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임을 감안해 올해만 예외적으로 마케팅 비용 제한을 매출액의 22%로 다소 높게 잡을 예정이다.
또 앞으로 마케팅 비용 지출 명세 등을 분기별로 공개해 합의사항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로 했다.
이 밖에도 통신사 CEO들은 통신사 공동의 앱스토어를 만들기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 스마트폰 요금구조 개선,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한국IT펀드(KIF) 조성 규모 확대 등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통신 3사 CEO 외에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이정준 LG전자 부사장, 김상헌 NHN 사장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기기 제조사와 인터넷 기업으로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국산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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