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아파트로 들어온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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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미니골프장… 연습장… 스크린골프장… “이젠 필수시설”

지난달 23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자이 아파트. 입주민인 최성해 씨는 단지 안의 커뮤니티시설인 자이안센터에 있는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최 씨는 “아파트 안에 골프장이 있으니까 멀리 갈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비용도 저렴하다”며 “시간대별로 예약을 해놓고 부부끼리 친구끼리 골프를 친다”고 말했다.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현창학 스포츠커뮤니티 팀장은 “시간당 1만5000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되지만 평일에는 6, 7개 팀, 주말에는 10개팀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며 “사전 예약 없이는 이용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스크린골프장 이외에도 골프연습장과 사우나, 수영장, 헬스시설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입주민이 ‘아파트 안’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다. 어린이를 위한 이색공간인 ‘미니카약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 단지 내 골프장, 조망권도 인기

골프를 즐기기 위해 차를 타고 도시 외곽으로 나가던 일이 앞으로는 옛날 일이 될지도 모른다.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 커뮤니티시설이 늘면서 골프장이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 인구가 늘면서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짓고 있는 아파트에 스크린골프장은 이제 필수시설이 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짓고 있는 아파트에도 스크린골프장이 설치되고 있다.

입주민들의 반응이 좋자 GS건설은 입주를 앞둔 일산자이 아파트에서 주민 동의를 거친 뒤 설계변경을 해 골프시설을 늘리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시공 중인 일산자이 같은 경우에는 원래 없던 곳에 설계변경을 통해 스크린골프 시설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포자이 등에 설치한 스크린골프 시설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예 아파트 단지 내에 미니골프장을 만든 곳도 있다. 롯데건설은 국내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경기 용인시 신동백 지역에 짓는 롯데캐슬 에코 단지 내에 파3 6홀짜리 야외 골프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1월 분양을 시작한 롯데캐슬 에코의 모델하우스에서는 고객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롯데건설 분양사업부 박용환 팀장은 “파3 6홀의 골프장을 갖고 있다 보니까 고객들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며 “단지 내 골프장을 이용을 하기 위해서라도 저희 아파트 계약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골프장은 시설 이용뿐만 아니라 조망권으로도 인기가 높다. 경기 용인시와 수원시, 고양시 삼송지구 등 수도권도 골프장 조망권을 지닌 곳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용인시 양지면 남곡리와 보정동 일대는 각각 양지파인컨트리클럽과 한성컨트리클럽 조망이 가능하다.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도 수원컨트리클럽과 한성컨트리클럽 조망 아파트를 올해 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삼송지구는 뉴코리아컨트리클럽 조망이 가능하다.

○ 수영장, 헬스클럽 등 커뮤니티시설 인기

골프장뿐만 아니라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수영장, 헬스클럽, 사우나, 미니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도 생기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사들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전략으로 편의시설들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고양시 성사동 ‘래미안 휴레스트’는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와 함께 3레인짜리 성인수영장과 어린이용 수영장까지 갖춰 눈길을 끈다. 지난해 5월 입주를 마친 대구 수성구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도 3레인짜리 수영장에 유아용풀, 마사지풀을 설치했다. 일산자이의 1·2·4단지 등 3개 단지에 들어서는 자이안센터는 연면적이 9800m² 규모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 수원 광교신도시에 분양한 ‘래미안 광교’에는 배드민턴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춘 실내체육관이 들어선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두산위브더제니스’도 아파트 31층에 손님을 위한 ‘게스트룸’과 연회 및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스퀘어 볼룸’을 마련했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의 ‘진접 센트레빌시티’는 7260m² 규모의 문화센터, 소극장, 독서실, 연회장 등이 있는 복합 커뮤니티시설인 ‘센트웰(Centwell)’을 설치했다. 한라건설이 경기 파주시 교하신도시에 짓고 있는 한라비발디도 단지 중앙광장 주변으로 골프연습장, 헬스장을 비롯해 요가, 에어로빅 등 단체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인 GX룸, 실버룸, 문고 등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했다.

고객들의 편리한 커뮤니티시설 이용을 위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대림산업은 2008년 5월 수원 정자 e편한세상을 시작으로 입주와 동시에 입주민들이 커뮤니티시설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더 로하스 서비스(The LOHAS Service)를 하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의 운영관리주체는 입주자 대표회의이기 때문에 결성되기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시간 동안 이용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 후 6개월간 모든 커뮤니티시설의 출입, 보안, 예약, 건강상담을 관리할 수 있는 운용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신 관리해주고 있다”며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의 개발과 서비스는 이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주요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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