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캐릭터 ‘뿌까’ 글로벌 패션 아이콘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의류 등 고급 브랜드와 제휴
고부가가치 상품이미지 굳혀
120개국서 年 5000억 매출
두달간 작품 100여점 전시회


애니메이션과 봉제인형 등에 한정됐던 캐릭터가 고급 패션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개막한 ‘2010 뿌까 전시전’은 캐릭터의 변신과 비전을 제시하는 현장이었다.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이번 전시는 캐릭터 하나가 명품 브랜드로 거듭나 산업적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 유명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5월 10일까지 2개월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이 뿌까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곽현주 디자이너의 의상, 백희 전 쌈지디자인 실장의 가방, 박영준 전 슈콤마보니 팀장의 구두 등이 포함됐다. 뿌까 캐릭터가 더는 아이들만의 장난감이 아닌 셈이다.

2000년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소개된 캐릭터 뿌까는 둥글넓적한 얼굴에 양쪽으로 찢어진 눈이 특징인 개구쟁이 소녀로 지난해 5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뿌까가 발을 뻗친 나라는 120여 개국으로, 수입의 90%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뿌까를 개발한 캐릭터 개발업체 ㈜부즈는 세계 유명 패션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뿌까의 부가가치를 높였다. 2002년부터 워너브러더스 등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계약을 해 뿌까 캐릭터를 해외에서 상품화했고, 2008년부터는 베네통과 의류 상품화 라이선스를 맺어 ‘뿌까 라인’의 의류와 가방, 액세서리 등 3000여 점의 상품을 내놓았다.

올해는 미국의 유명 의류 편집매장 ‘커브(Curve)’와의 협업을 통해 고급 의류를 선보이며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커브 매장에서 판매되는 뿌까 티셔츠는 한 장에 10만 원이 넘는 고가이며,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도 인기다.

○ 차별화된 콘셉트가 경쟁력

뿌까는 기존 영유아 중심의 캐릭터에서 벗어나 고급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도 “세계 캐릭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어 극복 전략이 필요한데 뿌까는 고급 브랜드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며 “뿌까가 우리 캐릭터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산업의 롤 모델로 부각되고 있는 뿌까의 성공 요인은 △타깃의 차별화 △신선한 콘셉트 △차별화된 디자인 △패셔너블한 요소 등으로 요약된다. 기존 캐릭터들은 10대들을 공략하지만 뿌까의 주요 타깃층은 18∼28세 여성이다. 빨강과 검정으로 강렬한 색상을 내세운 점도 차별화된다. 뿌까 관계자는 “기존의 귀여운 캐릭터에서 벗어나 섹시한 성인 이미지까지 창조하면서 유럽 등에서는 이미 뿌까를 가방, 의류 등 패션상품에 어울리는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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