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체 관리이사 10년 재직 치킨요리전문점 대표 정용진 씨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외식업체론 드물게 인센티브 도입… 이직 줄어”
“늦은 나이에 창업할수록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직원 사기 오르자 매출도 쑥
고객리스트 꼼꼼하게 작성
생일축하 등 ‘깜짝 이벤트’ 제공

외식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가 직원들의 잦은 이직이다. 중견 건설업체에서 10년간 관리이사 일을 하다 퇴직한 후 치킨요리 전문점을 연 정용진 대표는 관리이사 시절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원 관리에 탁월한 감각을 보이며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외식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가 직원들의 잦은 이직이다. 중견 건설업체에서 10년간 관리이사 일을 하다 퇴직한 후 치킨요리 전문점을 연 정용진 대표는 관리이사 시절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원 관리에 탁월한 감각을 보이며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중간관리자 이상의 임원 출신 퇴직자는 직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 관리에 뛰어나다. 또 조직을 좀 더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노하우도 남다르다.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서 치킨요리전문점 ‘닭잡는 파로’를 운영하는 정용진 대표(53)는 관리이사로 재직한 경험을 매장 운영에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 건설업체서 10년 근무 후 외식업 창업

정 대표는 중견건설업체에 취직해 2009년까지 약 10년간 관리이사로 일했다. 주로 조직 관리와 영업을 담당했다. 평소 가족이 다 함께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꿈꾸던 그는 퇴직 전 시간을 내 각종 프랜차이즈업체 창업설명회와 박람회, 정부 시행 창업교육에 참가하며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했다.

치킨 요리전문점 창업 아이디어는 제대한 아들에게서 얻었다. 정 대표는 “아들의 권유로 안양역 근처에 있는 ‘닭파로’ 매장을 방문하게 됐다”며 “손님들의 반응 등을 유심히 살펴본 후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09년 9월 그는 1억8000여만 원(점포비, 권리금 포함)을 들여 경기 안산시 지하철 4호선 중앙역 앞에 165m²(50평) 규모의 매장을 냈다. 이 상권(商圈)은 학생, 주부, 중장년층 직장인 등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자주 찾는 곳으로, 하루 종일 사람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20대 여성층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정 대표가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효율적인 직원관리’다. 일반적으로 외식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가 직원들의 잦은 이직이다. 직원의 이직은 고객들의 재방문율과도 연관이 깊기 때문에 결국은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 대표는 일반 외식업체 매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외식업체에서도 월 목표매출의 일정 부분을 직원에게 되돌려 주는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면 직원들 사기가 올라가고 일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인센티브제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종업원은 모두 13명. 그는 매월 초과 매출 달성분이 생기면 직원들에게 성과에 따라 차별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업무능력을 고려해 바쁜 시간대에는 경험이 많은 직원을 배치하고 손님이 뜸한 시간대에는 업무에 서투른 직원을 배치한다. 미숙한 직원들에게는 시간을 내 고객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다.

이 매장 종업원인 전다영 씨(21)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만둔 동료도 다시 복귀를 희망하고 있을 만큼 직원 처우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며 “직장 규모는 작지만 큰 기업 못지않은 소속감을 가지고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 가족경영으로 비용 절감, 효율은 두 배

정 대표는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아내와 아들이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가족 경영’이었다. 가족들은 매장 내 각자의 위치를 정해 움직인다. 아내 신순옥 씨(51)는 주방을 책임지고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들 정용권 씨(23)는 매장매니저로 고객서비스 일을 맡는다. 정 대표는 전체적인 매장 운영, 홍보를 맡는다. 정 대표는 “인건비도 줄이고 가게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며 “가족경영이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관리 측면에서도 관리이사를 하면서 쌓은 경험이 빛을 발했다. 그는 한 번 방문한 고객의 얼굴을 기억했다가 다시 매장을 찾을 때 감사 인사를 하려고 애썼다. 고객들이 남긴 명함으로 고객리스트를 작성해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은 고객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축하인사를 전달했다. 단골 고객에게는 깜짝 생일 이벤트까지 제공했다. 이렇게 매장 운영을 하면서 매장 매출은 월 6000만 원을 웃돌게 됐다. 순이익은 1500만 원가량이다.

정 대표는 “퇴직하고 창업하기까지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경영방침으로 제2, 제3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일수록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며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을 방문해 메뉴나 인테리어, 고객 서비스 등을 살펴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본사의 가맹점 관리능력 등을 제대로 체크해야 성공적인 창업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정용진씨 성공비결은
‘조직 관리’ 내공 살려 합리적으로 ‘직원 관리’


정용진 대표의 성공비결은 관리이사의 경험을 100% 살린 합리적인 운영에 있다. 우선 종업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고 능력급제로 활용함으로써 고객유치에 힘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개장 초기 직원 관리가 미흡해 이직을 한 직원이 발생했는데,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파악해 즉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다양한 직원 복리제도를 마련해 이직을 차단함은 물론이고 이직을 했던 직원이 다시 재취업을 하기에 이르렀다.

두 번째로 불필요한 비용 절감을 위해 가족경영을 선택해 원활한 매장 운영에 기여했다. 요즘처럼 불경기가 지속될 때는 가족이 함께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정 대표의 경우 부부뿐 아니라 군대를 제대한 아들까지 합세해 각자 업무분담을 정확히 해 일에 대한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이 눈에 띈다. 아내는 주방을 책임지고 아들은 매장에서 손님 접대 및 직원교육 실시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대표 역시 매장운영의 전체적인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 문제점 해결 및 매장 홍보 등에 주력한다. 이처럼 삼박자가 고루 갖춰졌기 때문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셋째,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으로 고객서비스와 위생에 신경을 썼다. 이제 프랜차이즈라고 하면 적어도 음식 맛은 어느 매장을 가도 일정한 수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매장별로 매출 차이가 있는 것은 결국 고객관리 소홀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정 대표가 지금 같은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직원관리와 경영마인드 유지 △가족경영에서 발생하는 업무분담 이탈 방지 △단골고객들을 위한 지속적인 이벤트 실시 △고정고객 확보를 위한 직원 서비스 교육시스템 구축 등이다.


정 대표처럼 직장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세대는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조직 관리 및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과 자신감은 떨어지는 편인데, 나이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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